이탈리아 농업부, 의회 승인시 정식으로 신청할 방침
[미디어펜=장윤진 기자] 이탈리아 커피의 대명사 '에스프레소(espresso)'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농업부는 지난 3일 의회에서 에스프레소 제조법을 인류무형문화유산 후보로 승인해줄 것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지난 9월 유럽여행 중 기자도 줄곧 '에스프레소'를 즐겼다. /사진=미디어펜


에스프레소는 이탈리아인들의 삶의 벗이자 문화적 자부심 가운데 하나로 통한다. 

이탈리아는 1900년대 초 에스프레소 기계를 세계 최초로 발명해 전 세계로 보급했고, 자연스럽게 에스프레소 커피 문화가 전세계 구석구석에 자리 잡았다. 

이탈리아에서 발명한 전통적 에스프레소 제조법이 전 세계적으로 100년 넘게 고스란히 유지되고 있는 것도 에스프레소가 이탈리아인의 문화적 자랑으로 꼽히는 이유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런 점을 두루 고려해 에스프레소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왔다. 의회 승인을 받아 정식으로 신청이 이뤄지면 내년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프레소라는 이름도 '빠르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에서 유래됐다. 여기서 파생된 단어가 영어의 '익스프레스'(express)다.

에스프레소는 9기압 정도의 높은 압력과 90℃ 안팎의 고온에서 원두커피 진액을 20∼30초 사이에 순식간에 뽑아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데미타세'라는 이름의 작은 잔에 1유로(약 1천 300원) 안팎의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것도 에스프레소의 인기 요인이다.

한편 이탈리아는 2년 전 자국의 대표 음식인 나폴리 피자 조리법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유네스코는 피자 장인인 '피자욜로'(pizzaiolo)가 장작만을 사용하는 전용 화덕에서 구워내는 나폴리 피자 조리 방식이 오랜 전통을 계승한 것으로 인류의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전 세계의 이색적인 유형문화유산 사례로는 벨기에의 맥주 제조법, 이집트 전통 인형극, 자메이카 레게음악 등이 있다. 2014년에는 터키식 커피가 무형문화유산 리스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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