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정기승·신성호·서재익…예상밖 깜짝인사 출마 치열한 접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공석인 금융투자협회장을 뽑기 위한 후보등록이 4일 오전 10시 마감됐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이사 외에 서재익 하나금융투자 전무도 ‘깜짝’ 출마선언을 해 당초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5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서재익 하나금융투자 전무,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 등 4명이 지원서와 이력서, 경영계획서 등이 금투협 기획조사실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진=금융투자협회


따라서 금투협은 공익이사 3명과 외부인사 2명으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들 4인을 대상으로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차기 금투협 회장은 회추위에서 후보가 선정되면 임시총회에서 금투협 정회원사들의 투표로 최종 결정된다. 내년 초 선출될 금투협회장 임기는 3년이다. 

현재 금투협 정회원은 증권사 57곳과 자산운용사 222곳, 선물회사 5곳, 부동산회사 12곳 등 총 296개사다. 투표권은 1사 1표가 아닌 ‘회비 분담률’에 따라 차등을 두는 방식이다. 전체 의결권의 과반이 출석하면 총회가 성립하고, 출석한 의결권 중 과반의 찬성을 얻은 후보가 당선되는 방식이다. 만약 과반을 얻은 후보자가 없을 경우 1위와 2위 후보자를 두고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가장 마지막인 지난 3일 ‘깜짝’ 출마선언을 한 서재익 하나금융투자 전무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금투협 회장이 되면 회원사들의 위해 각종 제도와 권익을 강화하고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 정책에 반영하면서 금투협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면서 “금융산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선언했다.

동부그룹 공채 1기 출신인 서 전무는 2008년 삼성증권 투자권유대행인으로 금융투자업계에 입문해 2012년 현 하나금융투자의 전신인 하나대투증권 이사를 역임했다.

이번 선거전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인 인물인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역시 이날 ‘금융투자협회 협회장 출마의 변’ 보도자료를 냈다. 그는 이 자료에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본시장 발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복합적인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협회 혁신 태스크포스(TF) 등 5개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구체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나 대표가 제시한 5가지 정책 추진 과제는 △자본시장 역할 강화 △미래역량 확보 △회원사 정책건의 △선제적 자율 규제 △협회 혁신 TF 마련 등이다. 나 대표는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강남지역본부장, 리테일사업본부장, 홀세일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2년 4월 대신증권 대표이사에 취임했고 두 번 연임해 올해로 취임 8년째를 맞고 있다.

이번에 출마한 후보들 중에서 유일하게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인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은 공식출마 소견에서 “증권·자산운용·부동산신탁 등 업계를 아우르는 금융투자업계의 일꾼이 되고자 한다”면서 “금융에 대한 비전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제가 증권, 자산운용, 부동산신탁업계를 아우르는 금융투자업계의 온몸 일꾼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1978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국장과 아이엠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정 부회장이 자산운용사들의 표를 얼마나 끌어모을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은 1981년 삼보증권(현 대우증권)에 입사해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등을 거쳐 우리선물(현 NH선물) 사장과 IBK투자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금투협의 전신인 증권업협회에서 자율규제본부장으로 근무한 경험을 갖고 있어 협회장 실무에 밝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신 전 대표는 “회원사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협회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협회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취임으로 과감한 조직제도 개편과 인사 조치로 조직을 정비해 혁신과 정상화를 도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금투협회장 선거는 전임 권용원 前회장의 유고로 예정보다 빨리 시작됐다.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다행히 쟁쟁한 지원자들이 등장해 치열한 선거전이 예상된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 대해 “결과도 중요하지만 금투업계의 이슈를 정리하고 외부에 알리는 여론조성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안들이 정리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