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마이웨이'에서 안병경이 임권택 감독을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4일 오후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배우 안병경의 인생 이야기가 공개됐다.

1968년 T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안병경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이며 신스틸러로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대중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사라졌는데, 그가 내림굿을 받으며 무속인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져 그를 찾아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안병경은 "'(내가) 무속인이 되지 않으면 어머니가 단명한다'며 한 무속인이 엄포를 놓는데, (아들로서) 사랑을 많이 못 드렸던 어머니가 단명한다니까 방법이 없더라"라며 내림굿을 받기로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내림굿을 받았지만 소위 '접신'이 되지 않아 무속인으로 살지 않았던 안병경은 무속인이라는 꼬리표가 생기며 30여년간 배우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런 가운데, 영화계의 거장 임권택 감독은 아무런 편견 없이 '배우 안병경'을 바라봐줬다고. 안병경은 "임권택 감독님과 열 작품 정도를 함께했다"며 "제가 무속인이 된 뒤 일이 다 끊기고 헤매고 있을 때 '취화선'에 출연하게 됐다. 완전히 낭떠러지에 있었는데, 감독님이 역할을 주셔서 제가 다시 (배우로서) 숨을 쉬게 해주셨다. 제겐 한량없는 은혜다. 얼마나 감사한지 말할 수도 없다. 눈 감을 때까지 감독님을 못 잊는다"고 임권택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 사진=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 사진=TV조선 '마이웨이' 방송 캡처


임권택 감독은 "그 역할을 감당할 만한 연기자니까 선발한 것이다. 남의 사정을 헤아리면서 선발했겠나"라고 화답했다. 안병경은 "임권택 감독님은 제 친아버지 같기도 하고, 형님 같기도 했다. 그런 친숙함을 저 혼자 느꼈다"며 임권택 감독에게 남다른 정을 표현했고, 임권택 감독은 "기왕이면 형님으로, 젊은 쪽으로 생각해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안병경은 "형님 하기에는 (임권택 감독의 위치가) 너무 높으셨다. 아버지라고 하면 가슴에 안을 수 있지 않나. 제가 눈을 뜨고 있는 한 감사한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감독님 생각만 하면 좋아서 입이 벌어진다"고 재차 임권택 감독에 대한 애정과 존경을 드러냈다.

그렇게 다시 연기를 하게 된 안병경은 영화 '서편제' '취화선' '독 짓는 늙은이'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했고, 1993년 '서편제'로 제14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안병경은 편견을 딛고 무대에 서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다.

'마이웨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진솔하고도 담백하게 전달하는 신개념 인물 다큐 프로그램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