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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현역'들, 원외 황교안 흔들 때가 아니다
나경원 임기 연장 불가는 냉각 정국 돌파하려는 의지일 수도
지지부진한 자발적 인적 쇄신 물꼬 다시 트기 위한 고육책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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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12-05 14:2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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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달달 볶이고 있다. 이유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막았다는 이유다. 자유한국당은 2004년 이래 당헌 당규로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당을 지탱하는 2개의 축인데, 한 축이 다른 축을 지배하려 든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임기 연장을 위해 의원들에게 재신임 여부를 묻기 위한 의원총회는 4일 열겠다고 공지했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황 대표는 청와대 앞 천막 농성장에서 예정에 없던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이 불가하다는 최고위의 결정이 나왔다.

어느 정도는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곧바로 자유한국당 현역 의원들의 산발적인 반발이 터져나왔다. '왜 의원총회에서 선출한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 여부를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하느냐?'는 불만이었다. 전혀 예상을 하지 않은 상황이 아니었지만 하루를 넘겨 4일이 되자 의원들의 불만이 좀 거칠어졌다.

나 원내대표가 소집한대로 오전 10시 30분에 열린 의원총회는 급하게 안건을 변경했지만, 그럼에도 공개회의 시간이나 비공개회의 시간에나 의원들의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목소리는 다른데 비판의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원내대표 임기 연장 여부는 의원 총회의 의결 사항이라는 것이다. 

   
▲ 황교안 댜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최고위 결정에 대한 의원들의 비판은 최고위를 넘어 황 대표 개인에게로 몰린다. 월권이니, 사당화니, 친황체제 구축이니 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모두가 불과 며칠 전 단식 농성으로 초죽음이 됐던 황 대표 앞에서 '당 화합' '대여 투쟁' '정권 심판'을 한 목소리로 외치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왜 황 대표가 겨우 몸을 추스리고 나오자 마자 표변한 것일까? 어떤 의원은 "나도 나경원을 싫어하지만..."이라고 하면서까지 황 대표를 닥달하고 나선 것일까? 황 대표가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원내 인사도 아닌 원외 인사가 왜 감히 원내 일에 관여를 하고 나서냐는 불쾌감의 표현이다.

실제 20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채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으려는 황 대표의 생각은 얼어붙은 정국을 풀어나가면서 총선을 앞둔 당의 쇄신의 기하려는 것이다. 이미 나 원내대표로는 패스트트랙 정국으로 꽁꽁 얼어붙은 현 국회의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고 느낀 것이다.

그 점은 나 원내대표나 다른 한국당 의원들도 비슷한 생각을 할 것이다. 나 원내대표 입장에서 민주당과의 대결 구도에서 갑자기 대화 국면으로 전선을 이동시킬 수도 없다. 자칫하면 일종의 백기 투항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 원내대표는 황 대표가 목숨을 걸고 단식 투쟁이라는 극단적인 투쟁을 선택했을 때 그것을 이용해 여당과 대화를 했어야 했다. 황 대표가 극한 투쟁을 한다고 해서 나 원내대표도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닐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황 대표가 모처럼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어 놓았는데도 나 원내대표는 말하자면 황 대표의 단식 천막 뒤에서 상황만 주시하고 대화를 할 엄두를 못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황 대표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후 여당은 오히려 더 강경하게 한국당을 '패싱'하고 이른바 '4+1 공조체제'를 구축했다. 황 대표의 단식이 공염불이 돼 버린 것은 바로 원내 협상력의 부재가 가져온 최악의 결과인 셈이다.

또 황 대표가 총선기획단을 꾸리고 당의 인적 쇄신 분위기를 조성했는데도 불구하고 황 대표가단식을 하는 동안 한국당 의원들은 보신만을 꾀한 형국이다. 그나마 미미하게 이어지던 불출마 선언 등의 자발적인 쇄신 노력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다. 그 대신 '원내'라는 철옹성 안에서 재선과 삼선과 사선, 그리고 그 이상의 원대한 꿈을 꾸었다.

황 대표로서는 나 원내대표와 함께 총선을 뚫는 것이 어쩌면 쉬운 길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단하신 현역 의원들의 반발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임기 연장 불가를 최고위에서 결정한 것은 지지부진한 쇄신에 다시 고삐를 움켜쥐기 위한 것이다. 

친정체제 구축이니, 사당화니 하는 험한 말은 여당이 반길 말들이다. 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연장되지 않았다고 해서 다음 원내대표가 황 대표의 사람이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다음 원내대표가 누구냐는 열쇠는 의원총회가 가지고 있다. 의원들의 일에 의원도 아닌 대표가 나선 것에 화는 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느 때보다 강한 대여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당이 총선의 기상도도 결코 맑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친 당 대표 흔들기는 그다지 현명해 보이지는 않는다.

정치 경륜이 짧은 당 대표는 흔들기 의 대항이 아니라 견인의 대상이다. 그러기 때문에 원외 당 대표가 존재하는 것이다./미디어펜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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