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점유율 지속 하락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똑같은 수원지인데 제주 기업과 오리온 차별 논란도
   
▲ 지난 3일 오리온이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용암해수산업단지에서 오리온제주용암수의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왼쪽부터 허광호 구좌읍 한동리 이장, 하연순 금곡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송석언 제주대학교 총장, 김성언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허인철 오리온그룹 총괄 부회장, 장이춘 중국중상해민그룹 회장./사진=오리온그룹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제과 전문기업 오리온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진출한 물 사업, '제주용암수'가 출시하자마자 큰 암초를 만났다. 

염지하수를 공급하는 제주도와 '물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측은 오리온이 물 사업을 위해 2016년 제주 토착 기업을 인수하고 공장을 지을 당시, "국내 사업은 하지 않고 해외에서만 물 사업을 하겠다"라고 '구두'로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리온 측은 이는 '사실무근'이며 "사업계획서상에 분명히 국내 사업도 포함되어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제주도 측은 제주 용암 해수단지를 관리하는 도 출연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를 통해 염지하수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강경책까지 내놨다. 

'구두'로 주고받은 내용의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지 않는 한 이들의 진실공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진실을 떠나 오리온과 제주도의 물싸움 이면에 제주도의 물 브랜드 '삼다수'와 제주도의 지역 이기주의 혹은 집단 이기주의가 자리 잡고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다. 

'삼다수'는 제주도 산하 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광동제약이 국내 유통을 맡고 있다. 삼다수는 오랜 기간 국내 생수 시장점유율 약 40%를 차지하는 독보적인 1위 브랜드이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삼다수의 위상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2017년 41.5%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삼다수는 지난해 39.8%로 40%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신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는 11.7%에서 13.2%로 점유율이 상승했으며 농심 백산수도 7.6%에서 8.4%로 올랐다.

업계에서는 삼다수가 식품 대기업인 오리온이 제주도를 수원지로 하는 물 사업을 전개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정지역 '제주도'를 내세운 또 다른 생수 브랜드가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오리온의 '제주용암수'가 먹는 샘물이 아닌 혼합 음료라는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배경도 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 제주도에는 삼다수 이외에 제이크리에이션이라는 기업이 물 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코카콜라를 비롯한 롯데칠성, GS25, G마켓 등과 계약해 OEM 생산을 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직접 제주도에서 물 사업을 하지 못하고 제주 토착기업을 통해서 물을 공급받는 것이다. 

오리온의 경우, 제주도를 수원지로 직접 물 사업을 전개했기 때문에 이런 논란이 불거졌을 수 있다. 똑같은 수원지를 놓고 제주 토착기업인 제이크리에이션은 되고 오리온은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일까. 오리온과 제주도의 물싸움 진실공방에 앞서 제주도의 지역 이기주의 심리는 없었는지, 삼다수를 지키려는 의도는 없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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