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기자협회 윤리강령에 따르면 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진실을 알릴 의무를 가진 언론의 최일선 핵심존재로서 공정보도를 실천할 사명을 띠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자는 자유로운 언론활동을 통해 나라의 민주화에 기여하고 국가발전을 위해 국민들을 올바르게 계도할 책임'이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기자 앞에 '사이비', 기사 앞에 '어뷰징'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오늘(7일) 밤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사회적 공기로서의 언론과 기자에 부합하지 않는 일부 대한민국 언론 및 기자의 어두운 그늘과 폐해를 들여다 본다.

   
▲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홈페이지


▲ 환경 기자 – 쓰레기 투기꾼의 정체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연락을 해온 건 경북 영천에 위치한 한 공장의 주인 이 씨. 그는 자신의 공장이 폐기물 불법 투기 피해를 입었다며 제작진에 다급한 연락을 보내왔다.

이 씨는 지난 2월 '자재를 보관할 것이니 공장을 임대 해달라'며 한 남자가 자신을 찾아왔고, 그 남자는 임대 두 달 만에 자신의 공장을 온갖 폐기물로 뒤덮고 사라졌다고 호소했다. 약 2300㎡ 공장에 가득 찬 폐기물…

제작진이 확인한 공장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이 씨의 공장에 쌓인 폐기물은 약 7천 톤으로 처리 비용만 18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씨에게 막대한 피해를 남기고 홀연히 사라진 임차인. 피해자 측은 임차인이 그저 바지사장일 뿐 그 뒤엔 폐기물 불법 투기 조직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취재를 이어가던 제작진은 그 가운데서 놀라운 인물을 발견했다. 

폐기물 불법 투기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한 남자의 이름으로 된 '환경 기자' 명함이 발견된 것. '환경 기자'와 불법 폐기물 투기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는 왜 폐기물 불법 투기의 브로커로 지목된 걸까? 

그를 추적하던 제작진은 실제로 그가 '취재 부장 기자'로 등록된 신문사를 발견했다. 그는 과연, '진짜' 기자일까?

▲ 진짜 기자란 무엇입니까?

취재를 이어가던 제작진은 과거 모 일간지 스포츠 신문사에서 기자로 일했다는 제보자를 만날 수 있었다. 제보자는 자신이 일했던 곳은 '좋은 언론의 기능을 하기 위해 존재하던 곳이 아니었다'며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면 뭔가 말을 입력한다는 얘기잖아요. 아무 말도 입력을 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기사는 복사하고 붙여넣기 해서 쓰는 거지 사람이 문장으로 쓰는 게 아닙니다." - 제보자 인터뷰 中

기사를 작성하는 곳이지만 키보드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제보자의 사무실. 복사, 붙여넣기로 작성했다는 기사. 한 사람이 하루에 130건 넘게 기사를 작성했다는 그 곳은 과연 어떤 곳이며 제보자가 말하는 현 국내 언론의 실태는 어떤 모습인 걸까? 

▲ '신속 정확 뉴스 보도. 출장 취재 가능'- 당신의 기사는 얼마입니까? 

"제일 만족도 높고 많이 이용하시는 상품은 6건에 120만 원이시고요… 네이버나 다음과 같이 계약이 맺어져 있는 포털로 전송해요."

제작진은 기사 보도를 대행해준다는 업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6건에 120만 원, 15건에 270만 원… 상품처럼 팔리는 기사. 이것은 사실일까? 제작진은 실제로 기사 보도를 대행하는 업체 몇 곳을 접촉해 실험을 진행했다. 존재하지 않는, 가공된 이야기로 기사를 작성한 제작진… 

"기자님들이 원고 수정을 해주긴 하거든요. 언론사 규정이 있잖아요. 단어 선택이라든지 이런 것들."

제작진이 만들어낸 '거짓' 기사는 정말 뉴스 기사로 보도될까?

국내 언론매체 약 2만여 개. 간단한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언론사'. 그리고 그보다 더 쉽게 될 수 있는 '기자'. 이토록 많은 숫자의 언론사와 기자들은 모두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 오후 10시 50분 방송되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사이비 기자, 유사언론, 어뷰징 기사 등 사회에 나타나는 다양한 언론 문제에 대해 들여다보고 문제의 원인과 실태를 추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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