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박항서 매직'이 동남아시안게임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베트남 축구가 60년만의 대회 정상 정복에 이제 두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9시 필리핀의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캄보디아와 '2019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전을 치른다.

베트남은 사실상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1959년 초대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있지만 당시는 '월남'으로 출전했다. 이후 60년 동안 베트남 남자 축구는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박항서 감독의 지도 하에 최근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온 베트남은 우승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조별 예선에서 베트남은 '박항서 매직'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5팀으로 편성된 A조와 달리 베트남은 6개팀이 풀리그를 벌인 B조에 소속돼 5게임을 살인적인 일정으로 소화했다. 더군다나 지난 대회 우승팀 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강팀들이 같은 조에 몰려 있었다. 그럼에도 베트남은 4승 1무, 무패의 전적으로 B조 1위를 차지하며 4강에 올랐다.

   
▲ 사진=VnExpress 홈페이지


쉽게 조 1위를 차지한 것은 아니었다. 약체 브루나이(6-0승)와 라오스(6-1승)에는 대승을 거뒀지만 인도네시아를 만나서는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골로 2-1 역전승을 거뒀고, 싱가포르전에서도 0-0으로 맞서다 경기 막판 결승골이 터져 1-0으로 신승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라이벌 태국과 최종전에서는 0-2로 끌려가던 경기를 따라붙어 2-2 무승부를 거둠으로써 무패 1위를 확정했고 태국을 탈락시켰다.

준결승에서 만나는 캄보디아는 베트남에게 그리 두려운 상대가 아니다. 캄보디아는 A조에서 2승1무1패로 2위를 기록하며 준결승에 올라온 팀이다. 또다른 준결승은 A조 1위 미얀마-B조 2위 인도네시아다.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 누구를 만나도 자신 있다. 인도네시아는 예선에서 꺾어본 팀이고, 미얀마를 만나더라도 베트남의 승산이 높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태국, 말레이시아와 개최국 필리핀이 모두 예선 탈락해 현지에서는 베트남의 무난한 우승을 점치는 분위기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며, 박항서 감독 역시 준결승 진출 후 어느 팀을 만나더라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우승 목표 달성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017년 10월 A대표팀과 U-23 대표팀 사령탑을 겸임하며 베트남 축구를 지휘하기 시작한 이래 박항서 감독은 기적같은 성적을 연이어 일궈냈다.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아세안축구연맹(AFF) 챔피언십 우승을 이끌었고, 올해 1월 아시안컵에서도 8강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이런 업적을 인정받은 박 감독은 지난달 베트남 축구 사상 최고 대우를 받으며 재계약(2+1년)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이번에는 베트남의 60년 묵은 숙원, 동남아시안게임 우승이라는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기 위해 두 번 남은 경기의 필승 전략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베트남-캄보디아의 준결승전은 SBS스포츠와 SPOTV에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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