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의 새 주장으로 '돌아온' 이용규(34)가 선임됐다. 

한화 선수단은 7일 사랑의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마친 뒤 내년 시즌 선수단을 이끌 새 주장을 뽑기 위한 자체 투표를 실시했다. 이용규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선수들이 뽑은 '주장 이용규'에 대해 한용덕 감독은 흔쾌히 'OK' 사인을 보냈다. 

한화는 김성근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주장을 감독이 지명해왔다. 하지만 내년 주장은 구단과 한용덕 감독이 상의한 결과 선수단 투표로 선정하기로 했고, 이용규가 선수들의 지지로 새 주장이 된 것이다. 이용규는 지난 2017년 김성근 감독의 지명으로 주장을 지낸 바 있어 3년만에 다시 유니폼에 '캡틴' 마크를 달게 됐다. 

풍부한 경력에 선수들 사이 신임이 두터운 베테랑 이용규가 주장으로 선임된 것 자체는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용규는 이번 2019시즌을 구단 자체 징계로 선수단과 함께하지 못했다. 

FA 재계약까지 한 그는 3월 시범경기 기간 갑작스럽게 트레이드를 요청해 물의를 일으켰다. FA 계약을 하면서 느낀 서운함과 포지션 변경 등을 두고 생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고,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끼친 이용규에 대해 구단은 참가활동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경기 출전은 물론 팀 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하게 된 이용규는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 사진=한화 이글스


지난 8월말에야 이용규는 한용덕 감독과 선수단에 공개 사과하며 징계가 풀렸다. 훈련 부족 탓에 이용규는 경기에는 나서지 못했고, 젊은 선수 위주의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서산 마무리캠프를 소화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해왔다.

선수들이 이용규를 주장으로 뽑았지만 갈등을 겪었던 한용덕 감독으로서는 껄끄러울 수도 있었다. 그러나 한 감독은 이용규의 사과 당시부터 다시 그를 품었으며 주장 선임도 망설임 없이 받아들였다.

꼭 이용규의 전력 이탈 때문만은 아니지만 한화는 올 시즌 9위에 그쳤다. 지난해 3위에서 뚝 떨어진 성적. 이용규가 징계 해제로 복귀하고, 선수들의 지지로 주장직을 맡고, 한용덕 감독과 선수들이 다시 의기투합하는 모양새는 재도약을 위한 긍정적인 신호라 할 수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