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서 중대 시험 성공”…트럼프 “북한이 미 대선을 방해...”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미가 최근 2년만에 군사력 위협 발언을 주고받더니 끝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카드를 꺼내들었다. 북한은 8일 동창리 엔진시험장에서 새로운 시험이 있었다고 밝혔다. 

전날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비핵화는 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졌다고 밝힌 바 있어 북한이 공언해온 ‘새로운 길’이 핵‧미사일 재가동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 국방과학원 대변인이 8일 담화를 발표하고 “7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이 진행됐다”고 밝히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또 한 번 변화시키는 데서 중요한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해 위성발사장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해 ‘동창리 발사장’으로 알려진 곳으로 북한이 폐쇄 약속을 한 곳이기도 하다. 

전날 미국에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서 한미 전문가들 사이에서 ICBM 시험 재개가 예상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ICBM을 발사할 수 있는 고체연료엔진 시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동창리에는 정확하게 서해위성발사장이 있고, 엔진실험장이 있다”며 “북한의 발표를 볼 때 ICBM용 고체연료엔진의 첫 시험이 아니었을까 한다. ICBM용 이라면 추력이 클 것이므로 동창리 엔진시험타워에서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노동신문

‘동창리 폐기’는 북한이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취한 대표적인 비핵화 선제 조치다. 당시 북미 간 합의문에 명기되지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언급했고 이후 지난해 9월 남북 정상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동창리 발사장 영구 폐기를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이 자체적으로 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는 12월 들어 본격적으로 핵‧미사일 시험 재개 압박을 끌어올리면서 실제로 동창리 발사장의 문을 열 것이라고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3일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할지는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위협한 이후 5일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서 대형 선적 컨테이너가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김성 대사는 “미국이 시간을 벌려는 속임수를 쓰고 있다”며 “협상 테이블에서 비핵화는 내려졌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1부상도 지난달 2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이제는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탁(협상 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 4일에는 북한의 박정천 총참모장과 미국의 하이노 클링크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군사 대응 가능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 속에 트럼프 대통령이 7일 먼저 통화를 요청해 문재인 대통령과 전화로 “북한 문제에 대해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약속했다”는 백악관의 발표가 나왔다. 북한의 무력 도발을 배제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굳건한 한미 공조를 단속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과 관계가 매우 좋지만 일부 적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나는 그와 한국과의 관계가 아주 좋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해 문 대통령에게 모종의 중재 역할을 당부했을지 향후 정부가 어떤 메시지를 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이 내년 미 대선을 방해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무엇보다 북한의 ICBM 발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으로서는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언급하며 도발을 경고한 만큼 12월25일 성탄절을 즈음해 ICBM 발사를 감행해 ‘레드라인’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고, 이럴 경우 북한의 ‘새로운 길’은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발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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