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27·토트넘)이 '손나우두'라는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손흥민의 원더골을 보고 붙여준 별명이다. 

손흥민은 8일(한국시간) 번리와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에서 넣은 골로 영국,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흔히 볼 수 있는 골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반 32분 손흥민은 토트넘 진영 페널티 박스 바로 외곽에서 볼을 잡았다. 역습에 나선 손흥민은 볼을 줄 곳이 마땅치 않자 혼자 드리블로 치고 올라갔다. 물론 번리 수비수들이 가만있을 리 없었다. 손흥민의 볼을 뺏기 위해, 또 돌파를 저지하기 위해 따라붙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엄청난 스피드와 순간적인 방향전환으로 7명의 번리 수비를 모두 따돌렸다. 그리고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정확한 슈팅으로 골을 뽑아냈다.

70m를 폭풍질주해 넣은 원더골(손흥민이 80m를 뛰었다는 보도도 있다)이었고, 손흥민의 인생골이라 할 만했다. 보고 또 봐도 전율을 느끼는 환상적인 골이었다.

팬들, 동료 선수, 언론, 축구 관계자 등 모두가 손흥민의 이 골에 열광했다. "올해 최고의 골"이란 찬사가 쏟아졌다.

   
▲ 사진=토트넘 홋스퍼 SNS


경기 후 무리뉴 감독 역시 손흥민의 이 골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토트넘에 온 후 손흥민과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까지 쓰며 애정을 표현하면서 손흥민을 '손나우두'라고 불렀다. 손나우두는 손흥민과 호나우두를 합성한 말. 2002 한일월드컵 브라질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하는 등 호나우두는 펠레의 계보를 잇는 브라질의 레전드 골잡이였다.

무리뉴 감독이 '손나우두'라는 별명을 콕 찝어 붙여준 것은 손흥민의 이날 골 장면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호나우두의 과거 원더골이 떠올랐기 때문. 무리뉴는 "1996년 바르셀로나에서 보비 롭슨 감독과 함께 있을 때 호나우두가 그런 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골을 보는 순간 그 골밖에 생각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의 골 이후 실제 많은 방송사들이 호나우두의 과거 원더골 장면을 다시 보여주면서 손흥민의 이날 골과 비교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 에이스답게 '손세이셔널' '손날두' 등 따라붙는 수식어가 많다. 그 중에서도 손흥민은 자신의 롤모델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와 합성어인 '손날두'란 별명을 좋아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지난 7월 유벤투스의 방한 경기 당시 이른바 '노쇼' 논란을 일으키며 한국 축구팬들에게 밉상으로 찍혔다. 이후 국내에서는 손흥민을 '손날두'란 별명으로 부르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무리뉴 감독이 '손나우두'란 새로운 별명을 붙여줌으로써 손흥민의 자랑스러운 수식어는 하나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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