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올해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는 저조한 흥행으로 실패한 시즌을 보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를 비롯해 각 구단,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고 심기일전해 다음 시즌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올해 프로야구를 정리하는 최대 잔치 무대, 골든글러브 시상식도 썰렁하게 진행됐다. 수상자 외에는 후보에 올랐던 선수들도, 축하해주러 오는 동료 선수들도 없었다. 와중에 TV 생방송 중계 시간 제약 때문에 마지막 수상자 양의지(NC, 포수 부문)의 소감은 들을 수도 없었다. 역대급으로 최악의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됐다.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일찍 가려진 것이 정규리그 흥행 실패의 가장 큰 이유였다. 이번 골든글러브 시상식도 수상자 윤곽이 너무 뚜렷이 드러나 '누가 트로피를 받을 것인지' 하는 긴장감이 거의 없었다. 예상과 다른 수상자는 한 명도 없었고,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선수들이 모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 2019 골든글러브 수상자들(대리수상 포함). /사진=더팩트 제공


그러다 보니 수상자 외의 후보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외국인선수 수상자가 역대 가장 많은 4명(린드블럼, 샌즈, 로하스 주니어, 페르난데스)이나 됐는데, 린드블럼밖에 참석하지 않아 더욱 수상 무대는 썰렁해졌다.

선수들이 외면한 시상식을 팬들이 지켜봐줄 리도 없었다. 예년 시상식의 경우 수상자와 후보자들이 많이 참석했고 각 팀 팬들도 시상식 현장을 많이 찾아 좋아하는 팀과 선수들을 응원하며 잔치 분위기를 돋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수상자를 전혀 내지 못한 팀이 LG, 한화, 삼성, KIA, 롯데 5팀이 됐다. 반쪽짜리 시상식에 그들만의 잔치가 되고 말았다.

단순한 시상식일 뿐이지만, 많은 얘기거리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무대다. 선수들이 많이 참석해 수상자들에게 축하도 보내고, 수상을 못한 선수들은 자기 변명이나 새로운 다짐을 전할 수도 있고, 팀 동료들이 축하 꽃다발을 전하고 따뜻한 축하 멘트를 하며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할 수도 있다. 

그런데 시상식의 주인이라 할 수 있는 선수들이나 팀(주로 수상자를 내지 못한)이 스스로 잔치를 외면했다. 구단들과 KBO는 잔치 분위기를 만드는데 소홀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대한 '기본 인식'이 어떤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골든글러브 분위기가 이랬으니, 다음 시즌 KBO리그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많이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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