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대우건설 등 내실 경영·신사업 발굴
국내외 돌파구 마련, 전문성 기반한 인사 단행
   
▲ 수도권 일대 건설현장 모습./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손희연 기자]국내 건설사가 연말 정기 인사를 단행하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한 국내 주택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해외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건설사들이 내실 경영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경영을 추구와 새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사업 발굴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및 인사 단행을 시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한화건설, 호반건설 등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허창수 회장의 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GS그룹 오너가 4세 경영인에 이름을 올렸다. 허 사장은 신사업부문 대표 겸 사업관리실장도 맡을 예정이다. 허 사장은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GS건설의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으면서 기존 사업보다는 신사업을 통해 새 먹거리 발굴에 주력했다. 

GS건설은 모듈 주택과 베트남 신사업, 스마트팜, 인공지능(AI) 사업 등을 신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허 사장이 추진해온 사업들로 전해졌다. 자회사인 자이S&D와 개발한 공기청정시스템 '시스클라인'과 '자이AI플랫폼' 역시 허 사장의 구상 아래 추진됐다. 이에 허 사장은 향후 신사업을 발굴해 GS건설의 성장 동력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여기에 GS건설은 검사 출신인 임병용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안정적인 경영체제도 구축했다. 임 부회장은 지난 2013년 GS건설에 부임한 후 실적 성장세를 지속시키면서 지난해에는 창사 이래 첫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대우건설도 변화와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대우건설은 이번 조직개편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사업본부 안에 개발사업팀과 베트남 개발사업팀을 신설했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신사업 추진으로 미래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특히 주택사업과 재무를 책임지던 김창환 전무가 신사업본부장을 맡았다. 김 전무는 대우그룹 출신으로 현장 경험과 재무 관리에 능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어 대우건설은 CEO 직속 밑으로는 기존 경영기획본부를 경영지원실로 재편해 배치했으며 해외영업을 담당하는 글로벌마케팅실에 국내 공공영업 업무를 포함시켰다. 이외에도 인사지원관리본부를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로 이관 배치해 관리조직을 통합적으로 운영한다. 이는 대우건설이 그동안 고전했던 해외사업 원가율 문제 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관측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서경석 현대·기아차 정책지원팀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현대건설 커뮤니케이션 담당으로 임명했다.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건설은 커뮤니케이션과 주택사업부분에 집중해 주력사업인 주택사업에 더 집중하며 대외적으로도 힘을 싣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경석 부사장은 국내외 영업 및 대외협력 분야를 두루 거친 인물로 대외협력 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서 부사장은 현대건설로 자리를 옮기면서 홍보 전략 수립과 대외 소통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전영준 부사장은 광장동 힐스테이트와 분당선 왕십리-선릉 구간 등 주택사업과 관급 사업을 현장에서 진두지휘한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전 부사장은 현대건설 사업관리실장, 공사지원사업부장, 주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해 현대건설 주택사업 수주 실적 향상에 기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호반그룹은 인수합병(M&A) 전문가를 내세우면서 그룹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총괄부회장에 최승남 호반호텔&리조트 대표를 앉혔다. 최 부회장은  우리은행 출신으로  금호산업과 대우건설 등 인수합병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5년 호반그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울트라건설, 리솜리조트(호반호텔&리조트) 등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다가오는 기업공개(IPO)를 대비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은 전문성을 갖춘 임원진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대림산업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9명의 건설부문 부장급을 임원으로 승진시켰다. 눈에 띄는 점은 9명 모두 경영임원과 전문임원으로 나뉘어 선임했다는 점이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임원인사다. 건설부문 경영임원에는 △이용석 △박민용 △김윤전 부장이 승진해 주택사업을 이끈다. 전문임원에는 △김정헌 △최영락 △고현신 △조춘환 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한화건설은  재무실장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유영인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9년 만에 CFO가 부사장급으로 올라섰다. 한화그룹 내에서 유일한 CFO를 비롯한 재무부서 기존 임원의 승진이다. 한화건설은 올해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2개사로부터 A-등급을 받는 등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이같이 건설사들의 안정성과 변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국내 경기 침체와 해외 시장 진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내실 경영과 미래 혁신 사업을 발굴을 통해 경영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는 관측이다.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지난해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개선됐지만, 이외 건설사들은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국내 건설수주는 올해보다 6% 감소한 140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저치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총액은 182억 달러(약 21조6300억 원)다. 지난해 동기(266억 달러)보다 32% 급감한 수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조직개편과 인사를 보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여건이 녹록지않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내실 경영과 미래 성장 먹거리를 위한 고민이 엿보인다"며 "실적 성장세, 안정적인 수익 구조 마련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위해선 기업 조직개편 및 인사 변화는 필수이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