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회사 측과의 임금협상 마찰로 부분파업에 들어가며 막대한 매출 손실과 더불어 관련 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24일 현대차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울산공장은 23~26일까지 총 24시간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 현대차, 노조 부분파업 손실금액 1조원 규모...관련 부품업계 ‘哭소리’/뉴시스 자료사진

현대차 노조 울산공장 1조 근무자 1만3000여명은 23일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벌였고, 이날 오후 3시 30분 출근하는 2조 근무자 1만여명도 오후 10시 10분부터 2시간 부분파업을 이어갔다. 전주와 아산공장, 판매, 정비분야, 남양연구소도 각각 이날 2시간씩 부분파업에 동참했다.

현대차는 “노조의 4시간 부분 파업 기준으로 2100여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400여억원의 매출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노조의 부분파업과 지난달 2차례 부분파업으로 약 3만4500대의 차량을 생산하지 못해 7500여억원의 매출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고, 잔업과 특근 거부로 인한 생산차질 까지 포함하면 이달 중 현대차는 1조원 가량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이런한 영업손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현대차가 손실을 입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부품협력사로 이어진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지난해 현대차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인한 손실액 5400억원을 조업일수로 250일 나누면 하루 평균 약 900억의 손실을 부품업체가 떠안아야 한다고 추산했다.

현대·기아차의 납품업체는 1차 협력사만 해도 330여개가 넘고, 여기에 2·3차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4000여개에 이르기 때문에 현대차의 공장이 멈출 경우 협력사에게까지 기하급수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현대차의 생산량이 10% 이상 감소하면 부품업체의 직원 당 월급을 수십만 원까지 줄어들 정도로 여파가 크다. 현대차의 경우 파업 기간 동안 쌓아둔 재고를 소진할 수 있지만 부품업체들은 현대차가 주문한 물량만 생산하기 때문에 파업으로 영업활동은 사실상 올 스톱된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12일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열린 교섭단 간담회에서 통상임금 문제의 큰 틀에서 의견일치가 이루어져 합의안 도출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자 인수철회를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로 돌변했다.

이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입찰 참여는 기업의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노동조합이 파업 이유로 삼아서는 안된다”며 .“파업의 장기화로 손실규모를 늘리기보다 냉철한 상황인식과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 지난해 손실 규모를 뛰어넘을 수도 있어 우려된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7만3000여대의 생산 차질로 1조5000억 원(현대차 1조225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