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근 거부 내세워 반발한 노조 문제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와이파이 사용시간을 제한하다 노조의 거센 반발로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특근 거부까지 추진하며 세간을 떠들석하게하고 있다. 일부 근로자들은 현상황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는 이야기도 전해지고있다. 

   
▲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9일부터 울산공장 생산현장 내에 무료로 제공되는 와이파이의 사용시간을 제한했다. 이에 노조가 반발하자 이날부터 정상화했다. 

회사는 근무시간 와이파이 사용으로 인한 안전사고와 근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와이파이 사용 시간을 쉬는 시간과 식사 시간에만 허용하려 했다. 

구체적으로 일부 근무자가 생산라인을 따라 미리 또는 늦게 작업하는 식으로 여유 시간을 확보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이 생기거나 축구나 영화 등 동영상을 시청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이 같은 사례를 줄이고자 사용시간을 제한하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6일 노조에 24시간 내내 사용할 수 있었던 와이파이를 식사시간과 쉬는 시간에만 사용하도록 제한하겠다고 통보했었다. 생산직 근로자들의 조업 중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으로 생산효율이 떨어지고 안전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커졌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11년과 2016년 노사간 단체협약을 통해 공장 내 와이파이 설치와 사용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근무시간에 자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통해 '딴 짓'을 하는 직원들이 크게 늘면서 생산성 하락에 대한 문제가 제기돼 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울산공장에서는 작업 중 뉴스 검색은 물론 스포츠 중계를 시청하거나 심지어 영화나 유튜브 등 각종 동영상을 시청하는 직원들도 빈번하게 눈에 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가 반발하자 회사측은 노조와 추가 협의를 가진 뒤 다시 결정키로 하고 오는 20일까지 와이파이를 종전처럼 24시간 사용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자 노조도 특근 거부를 철회했다.

노조는 회사가 단체협약과 노사합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와이파이 시간 변경을 강행했다며 항의 집회를 열고 오는 14일부터 울산공장의 모든 특근을 거부하는 방침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와이파이 사용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사측이 일방적으로 단체협약과 노사합의를 깨고 접속을 차단한 것이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와이파이 사용을 두고 노조가 특근 거부까지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현장의 비난이 이어졌다. 

한편 노조홈페이지에 한 노조원은 "회사 와이파이 끊는다고 주말특근 거부하는 행동이 옳은 일인지 참으로 궁금하다"며 "주위에서 비웃는다. 조합원이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게시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노조의 와이파이사태가 벌어진 것도 문제지만 이에 끌려다니는 모양새인 현대차 역시 문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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