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홍콩에 이기긴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홍콩과 첫 경기에서 황인범과 나상호의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이 한국 41위, 홍콩 139위다. 홍콩은 한국, 중국, 일본이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최약체 팀. 이런 홍콩을 상대로 한국대표팀이 2골을 모두 세트 피스 상황에서 뽑아냈을 뿐 시원한 골 퍼레이드를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대표팀은 유럽파와 중동파가 합류하지 못해 K리그와 일본, 중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벤투 감독은 다양한 선수들을 기용하며 실험적인 경기 운영으로 조직력을 다지겠다고 했다. 이날 홍콩전 선발 명단은 벤투 감독의 그런 뜻이 반영됐다. 김승대가 최전방에 서고, 나상호 황인범 문선민 손준호 김보경이 중원에 포진했다. 수비는 김태환, 김민재, 박주호, 권경원이 맡았고 골문은 구성윤이 지켰다. 

예상대로 한국이 압도적인 볼 점유율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홍콩은 거의 대부분 선수가 자기 진영에서 지역수비를 펼쳤다. 

한국은 밀집수비를 뚫기 위해 짧은 패스로 중앙 돌파도 시도해보고, 좌우 측면 돌파 후 크로스도 시도해봤으나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황인범 권경원 등이 가끔 중거리슛도 날렸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 홍콩은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이따금 역습으로 한 방을 노렸다.

김승대가 전반 40분 상대 골키퍼와 볼 경합 과정에서 부딪혀 부상 당해 들것에 실려나오는 안타까운 장면도 있었다. 이정협이 대신 교체 출전했다.

전반이 다 끝나가던 45분께 한국의 선제골이 드디어 나왔다. 페널티박스 바로 앞 좋은 위치에서 상대 핸드볼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냈다. 세트피스 킥을 전담하던 황인범이 직접 오른발 슛을 때렸다. 홍콩 수비벽을 살짝 넘어 좌측 골대를 스치며 들어가는 멋진 골이었다.

후반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은 계속 홍콩 수비를 깨기 위해 애썼고 홍콩은 볼을 걷어내고 몸으로 막으며 버텼다. 문선민의 움직임이 둔해지자 벤투 감독은 후반 16분 윤일록으로 교체했다.

홍콩 문전까지 패스를 연결해가고, 크로스도 부지런히 올렸지만 결정타가 나오지 않는 답답한 흐름은 계속됐다. 특히 슈팅 찬스에서 한 박자 빠르게 타이밍을 잡지 못했고, 창의적인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았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후반 막판으로 향하던 36분, 한국의 추가골이 나왔다. 이번에도 세트 피스 상황이었다. 좌측 코너킥 찬스에서 황인범이 반대편으로 길게 넘긴 볼을 김보경이 머리로 문전으로 보냈고, 나상호가 다시 헤딩슛해 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끝내 필드골로는 작품을 만들지 못한 채 두 골 차 승리로 경기를 끝냈다.  

첫 경기 홍콩전을 승리한 한국은 오는 15일 중국, 18일 일본과 경기를 치러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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