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벤투호가 4경기만에 승리를 거뒀지만 여전히 경기력 면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안방에서 열리고 있는 대회에서 우승을 거둘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부산 아시아드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홍콩을 맞아 2-0으로 이겼다. 

벤투호가 승리한 것은 지난 10월 10일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예선서 조 최약체 스리랑카를 8-0으로 대파한 이후 4경기 만이다. 그동안 대표팀은 북한(0-0), 레바논(0-0)과 2차예선에서 비겼고 브라질(0-3)과 평가전에서는 져 3경기 2무 1패로 부진했었다.

홍콩을 이기긴 했지만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는 약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다. 한국은 41위이고 홍콩은 139위밖에 안된다.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한국은 이날 승리 포함 21승 5무 2패로 홍콩에는 압도적 우위다. 져서는 안되는 경기에서 두 골 차 승리를 거뒀을 뿐이다. 

   
▲ 나상호가 홍콩전에서 헤딩슛으로 골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경기 기록 면에서도 홍콩은 한국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이날 한국은 볼점유율 81%로 거의 대부분 시간 한국 선수들이 볼을 소유했다.

문제는 득점 능력이었다. 홍콩 진영에서만 볼이 돌아다닌 경기에서 한국은 12차례 슛을 날렸고 유효슈팅은 7개였다. 그 가운데 2개가 골이 됐다. 하지만 필드골은 없었다. 전반 막판 황인범의 선제골은 프리킥을 바로 차 넣은 것이었고, 후반 36분 나상호의 추가골은 코너킥 상황에서 황인범의 크로스가 김보경의 머리를 거쳐 나상호의 헤딩슛으로 뽑아낸 것이었다.

이번 대표팀은 유럽 및 중동파가 합류하지 못해 국내 K리그와 일본, 중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위주로 구성됐다. 정예 대표팀의 전력보다 못한 것은 사실.

그렇다 해도 선발 출전한 선수 대부분은 A매치 경력이 있는 한국축구의 주축들이었다. 이들이 '텐백'으로 밀집수비에 나선 홍콩을 마음껏 요리하지 못한 것은 곱씹어봐야 한다.

한국은 다양한 공격 시도를 했다. 짧고 빠른 패스로 홍콩 밀집수비를 뚫어보려고도 했고, 전진패스로 뒷공간도 노렸다.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도 심심찮게 나왔다. 그러나 세트피스 상황 외에는 해결사가 나타나지 않았다.

원톱으로 출전했던 김승대는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한 채 전반 40분 부상을 당해 이정협과 교체됐다. 문선민과 김보경은 1대1 돌파나 크로스 능력이 있는데도 몸놀림이 경쾌하지 못했고 결정적인 순간 패스와 슛의 정확성이 떨어졌다. 황인범이 좋은 킥력으로 세트피스에서 예리한 모습을 보이고 볼 배급에도 힘썼지만 창의성이 부족해 무릎을 치게 만드는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어쨌든 벤투호는 4경기 만에 승리 소식을 전해 3경기 무승으로 침체된 분위기는 벗어났다.

벤투 감독은 홍콩전에서 불만족스러웠던 부분을 고민해 해결책을 남은 중국(15일), 일본(18일)전에서 제시해야 한다. 홍콩전처럼 해서는 중국과 일본을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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