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하나금투 4호 사업자 지정 '물망'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KB증권이 지난 11일 발행어음 누적 잔고 2조원을 돌파하면서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초대형 투자은행(IB) 3사의 실적이 11조원을 넘어섰다. 세 곳 모두 올해 목표액에 근접했거나 목표액을 이미 달성한 가운데 4호 사업자 인가 시점에 대한 업계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초대형IB들의 발행어음사업이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11일 'KB 에이블(able) 발행어음'의 판매 잔고가 출시 후 약 반년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자기자본 규모 4조원 이상의 초대형IB들이 지난 2017년 이후 판매한 발행어음 누적 잔고는 약 11조원에 도달한 상태다. 업계 최초로 인가를 받은 한투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이미 5조 8800억원 수준에 도달해 올해 목표치인 6조원에 거의 근접한 상태다.

두 번째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NH증권은 2조 9623억원 규모를 판매해 3조원 수준에 근접했다. 특히 KB증권의 경우 상품판매 약 6개월 만에 상당히 빠른 속도로 사업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연간 목표였던 2조원을 약 20일 정도 앞당겨 조기 달성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초대형IB 인가회사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발행어음의 판매규모와 수익성이 다소 둔화되는 조짐은 없지 않지만, 여전히 단기금융업은 국내 증권사들에게 매력적인 수익모델로 손꼽힌다. 다수의 회사들의 수수료 중심 수익구조에서 투자은행(IB) 중심으로 이행하려는 흐름에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이 가운데 업계의 관심은 어떤 회사가 제4호 발행어음 사업인가를 받을 것이냐고 쏠리고 있다. 가장 먼저 손에 꼽히는 회사는 신한금융지주 산하의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다.

지난 3분기 기준 자기자본 규모가 4조 2320억원을 기록한 신한금투는 내년 상반기 무렵 초대형IB 인가와 단기금융업 인가를 동시해 신청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발행어음사업을 위한 사전 검토와 조직 내부의 점검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 역시 주요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 9월말 기준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 661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낸 이익을 더할 경우 내년 초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원을 넘겨 초대형IB 조건을 충족하게 된다. 내년에 ‘종합금융면허’가 만료되는 메리츠종금증권으로서는 초대형IB로의 성공적인 이행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초대형IB로 진출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재 자기자본은 3조 4300억원 수준이며, 특히 작년에는 1조 2000억원의 증자를 단행해 초대형IB로의 의지를 드러낸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로선 발행어음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기 전에 진입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금융당국이 증권사들의 부동산투자 등에 제동을 걸고 나온 만큼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위해서라도 단기금융업의 메리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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