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키움의 협상력이 뛰어난 것일까, LG의 외국인선수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일까. 외국인선수 계약에서 키움과 LG의 씀씀이가 너무 달라 주목된다.

키움 히어로즈가 12일 새 외국인타자 테일러 모터를 영입함으로써 2020시즌 함께 할 외국인선수 구성을 완료했다.

키움은 올해 활약했던 3명의 외국인선수와 모두 재계약할 계획이었으나 타선에서 중심 역할을 했던 제리 샌즈의 몸값이 치솟자 재계약을 포기하고 총액 35만달러의 낮은 가격에 모터를 영입했다.

이보다 앞서 키움은 기존 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95만달러, 에릭 요키시와 7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모터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긴 하지만 올 시즌 더블A에서 뛰었기 때문에 근래 국내 영입된 외국인선수들 가운데 보기 드문 저액 계약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년간 팀 에이스 역할을 하며 매년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브리검이 100만달러도 안되는 금액에 재계약했다. 요키시도 올 시즌 쏠쏠한 활약을 펼친 것치고는 연봉이 높지 않다.

키움이 3명의 외국인선수 계약에 들인 돈은 총 200만달러다.

   
▲ 사진=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LG 트윈스는 지난 11일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 두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와 재계약 소식을 알렸다. 윌슨은 160만달러, 켈리는 150만달러에 계약했다. 외국인타자는 아직 영입하지 않았다.

LG가 두 외국인투수와 계약하며 쓴 돈이 310만달러다. 새 외국인타자의 몸값이 90만달러만 되면 400만달러로 키움 외국인선수 총 몸값의 2배가 된다.

이미 3명의 외국인선수 재계약을 완료한 한화의 경우에도 키움과 비교하면 후한(?) 대우를 해줬다. 투수 워윅 서폴드와 130만달러, 채드벨과 110만달러, 외야수 제라드 호잉과 115만달러에 재계약했다. 실력이 검증된 선수들에게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준 셈인데, 세 명 연봉의 합이 355만달러로, 역시 키움과는 격차가 크다. 

몸값의 차이가 내년 시즌 활약의 차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키움은 올 시즌에도 샌즈가 가성비 최고 활약을 했고 요키시도 몸값보다는 높은 기여를 했다.

키움이 남다른 협상력을 발휘해 실력 대비 낮은 몸값으로 외국인선수와 계약을 했는지, LG의 윌슨과 켈리가 연봉에 걸맞은 높은 기여를 할 것인지. 내년 시즌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그래도 올 시즌 외국인선수 몸값 총액 190만달러밖에 안됐던 키움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것은 다른 팀들에게는 그저 부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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