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배우 박정민이 또 한번 대중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번에는 명품 연기로서가 아니라, 리얼 일상 공개를 통해서다.  

13일 방송된 MBC 관찰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배우 박정민의 5년차 홀로 자취남 일상이 공개됐다. '동주'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사바하' '타짜:원 아이드 잭' '시동' 등을 통해 돋보이는 연기력으로 충무로 블루칩이 된 박정민이 예능에서 사생활을 공개한 것은 처음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배우로서 화려하면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인 것과 달리 박정민은 일상 생활이 무기력하고 어수룩했다. 태국에서 영화 촬영을 하다 아침 일찍 귀국한 그는 공항에서부터 매니저 없이 혼자 캐리어를 끌고 터벅터벽 주차장으로 향했다. 애마인 경차(수동 기어)를 타는 과정까지 온통 짠내 폭발이었다.

2개월 전 마련했다는 서울 집(일이 없을 때는 충주 본가에 내려가 있는다고 했다)은 포토 스튜디오로 쓰던 곳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었다. 깔끔하고 심플하게 정리가 된 집안에서 김정민이 한 일은 '업무에 지친 직장인의 휴일 하루' 그 자체였다.

   
▲ 사진=MBC '나 혼자 산다' 방송 캡처


야간 비행을 하고 온 탓에 피곤했는지 소파에 쓰러져 그대로 잠이 들었고, 온수도 나오지 않는 화장실에서 고양이 세수를 하고는 휴지로 얼굴을 닦았다. 냉장고에는 물과 콜라밖에 없어 아예 집에서는 밥을 해먹지 않는 생활이 그대로 드러났다. 피자나 햄버거를 좋아하지만 식욕이 별로 없어 하루 한 끼 먹는게 보통이고, 아예 굶는 날도 있다고 했다. 이날도 친구 전화 받고 나가 저녁 한 끼만 먹고 왔는데, 돈까스를 반도 먹지 않았다.

집에서는 음악을 듣기도 하고 부탁받은 원고 청탁 글을 쓰려다 막히자 좋아하는 게임을 했다(2년간 했다는 '배그' 실력이 상대방 눈에 띄면 금방 죽는 것이었다). 누워서 TV를 보다 다시 스르르 잠들기도 했다(박정민은 유전적으로 누워있는 걸 좋아한다고 우겼다).

휴식일을 무기력하게 별로 하는 일 없이 보내는 것, 바로 '박정민 식 힐링'이었다.    

박정민의 레트로 감성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공항에서 차를 타고 집으로 이동할 때 듣는 노래가 오래 전 히트했던 발라드 일색이었다. 집에는 희귀템이 된 낡은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로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게 또 하나의 취미였다. 수집한 테이프가 상당수(팬들이 박정민의 취미를 알고 옛 가요 테이프를 보내준다고 했다)였다. 

박정민은 김국환이 아들과 함께 부른 '아빠와 뚜비뚜바'가 애청곡이라고 밝혔다. 이 노래 가사가 너무 절절히 와닿아 펑펑 운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는데, '박정민 식 레트로 감성'이었다.

저녁에는 박정민의 집으로 반가운 사람이 찾아왔다. 행사 때 만나 누나, 동생으로 절친이 된 개그우먼 박지선이었다.

박지선이 찾아온 용건은 간단했다. 박정민은 요즘 가장 핫한 펭수에 푹 빠져 있었고, 박지선은 '펭수 덕후' 박정민을 위해 펭수 특집 화보가 실린 잡지와 다양한 펭수 굿즈를 가져왔다. 이날 방송에서 박정민의 눈이 가장 빛난 순간이었다. 박지선은 펭수 화보잡지 같은 극희귀 아이템은 구경만 시켜줬다. 대신 박정민에게는 펭수 사진이 실린 대학잡지와 펭수에게 직접 받은 명함, 굿즈 등을 선물했다.

그것만으로도 박정민은 감격에 겨워하며 펭수 덕후를 인증했다. '박정민 식 덕후질'이었다.

처음 일상생활을 공개한 박정민은 스튜디오 녹화 말미 무지개회원들에게 미안함을 나타냈다. 너무 보여준 것이 없다는 미안함이었지만, 연기 잘 하면서 순수한 청년 박정민은 이날 방송을 통해 꾸밈없는 모습으로 새로운 덕후 유발을 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