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현재 공석인 금융투자협회장 자리를 놓고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등 세 후보가 경쟁을 벌이게 됐다.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후보들은 스스로의 장점을 어필하는 한편 입을 모아 ‘당국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자리를 놓고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와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이 경합을 벌이게 됐다. 금투협은 오는 20일 임시총회를 열어 정회원들의 투표로 차기 회장을 뽑게 된다. 

   
▲ 왼쪽부터 정기승 KTB자산운용 부회장,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대표의 모습 /사진=금융투자협회


현재 정회원은 증권사 57곳과 자산운용사 222곳, 선물회사 5곳, 부동산회사 12곳으로 총 296개사다. 의결권의 과반이 출석하면 총회가 성립되고, 출석한 의결권 중 과반의 찬성을 얻은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된다. 과반을 얻은 후보자가 없을 경우 다득표자 1위와 2위가 결선 투표를 벌이게 된다.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에서 이번 선거가 치러지게 된 만큼 업계는 당국과의 소통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인물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도 그러한 요구에 부응해 앞다퉈 자신이 ‘소통의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나재철 대표는 1985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강남지역본부장과 리테일사업본부장, 홀세일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2012년부터 대신증권 대표이사에 재임 중이다. 두 번 연임에 성공해 올해로 8년째 대신증권을 이끌고 있어 업계의 신뢰도가 높다.

나 대표는 최근 다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를 우선적으로 추진해보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여서 국민들 노후 자산을 안정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이는 자본시장의 오랜 요구사항이기도 하다.

신성호 전 사장은 1981년 대우증권의 전신인 삼보증권으로 증권계에 입성했다.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과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등을 거쳐 우리선물(현 NH선물) 사장과 IBK투자증권 사장을 역임했다.

신 전 사장의 경우도 기금형 퇴직연금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사모펀드 체계 개편 등의 내용을 담은 14개 법안의 통과에도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해외파생상품(DLF) 원금손실사태나 사모펀드 환매 지연 등과 관련해서는 “업계 내 자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드러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정기승 부회장은 후보 중 유일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1978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국장과 아이엠투자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정 부회장이 자산운용사들의 표를 얼마나 규합시킬 수 있을지는 이번 선거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물론 금투협회장 선거는 40%만 ‘1사 1표’의 원칙으로 진행되고 나머지 60%는 협회비 분담비율에 따라 가중치가 적용돼 증권업계의 입김이 상당히 큰 구조다.

이를 의식한 듯 정 부회장은 증권사 규모와 무관하게 일괄 적용되는 ‘건전성 규제’를 회사 규모별로 차등화 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규제 문제와 관련해서도 ‘업계 자율적 규제기능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해 각 회사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담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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