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윤지혜가 영화 '호흡'을 촬영하며 겪은 부조리를 폭로했다.

배우 윤지혜는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는 19일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작품 '호흡' 촬영 당시 일화를 전했다.

그는 "이 기관(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만들어 낸 작품들 중 저도 꽤 좋게 본 영화가 있었기에 연기 자체에만 몰두해서 열심히 하고 싶었다. 감독에게 이런 대본 써줘서 고맙다고 큰절도 했다. 그래서인지 감독은 상당히 뿌듯했나 보다. 하지만 제가 선택한 연기 욕심은 경솔했던 후회가 되어버렸다"고 밝혔다.

이어 "점점 현장 자체가 고통이 되어갔고 제 연기 인생 중 겪어보지 못한, 겪어서는 안 될 각종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는 저는 극도의 예민함에 극도의 미칠 것 같음을 연기했다"며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고, 요란한 경적 소리를 내며 저를 피해 가는 택시는 저를 미친 X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 후 정처 없이 여기저기 도망 다니며 이것 또한 재밌는 추억이 될 듯 머쓱하게 서로 눈치만 보며 멀뚱거리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한다"고 열악했던 촬영 환경을 떠올렸다.


   
▲ 사진=윤지혜 인스타그램


영화를 연출한 권만기 감독에 대해 "여러 번 폭발했고 참을 수가 없었다. 욕심만 많고 능력은 없지만 알량한 자존심만 있는 아마추어와의 작업이, 그것도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윤지혜는 '호흡'을 "불행 포르노 그 자체"라며 '명작', '걸작', '묵직한'이라는 마케팅을 할 자격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에) 참여하신 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면서도 "제가 벌인 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데 저는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호흡'은 아이를 납치했던 정주(윤지혜)와 납치된 그날 이후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민구(김대건)가 12년 만에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과 KTH상을 수상하고 제3회 마카오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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