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아시아 최강 일본을 상대로 잘 싸웠지만 페널티킥 골을 내주고 분패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17일 오후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0-1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1패의 전적으로 2위에 자리했고, 3전 전승을 거둔 일본이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은 통산 3번째, 2010년 이후 9년만에 대회 정상에 올랐다.

벨 감독은 또 한 번 파격적인 선수 기용을 했다. 1차전 중국전 선발과 똑 같은 멤버를 선발로 내세웠다. 앞선 2차전 대만과 경기에서는 11명 선발이 전원 다른 선수들이었다. 대만전(15일) 후 하루밖에 휴식일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한 선발 전원 교체로 보였다.

한국은 손화연, 여민지, 최유리 스리톱에 장창, 이영주, 박예은이 허리에 배치됐다. 장슬기, 심서연, 홍혜지, 김혜리가 포백 라인을 형성했고 골문은 윤영글이 지켰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우승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은 전반부터 강한 압박축구를 구사하며 일본과 대등하게 맞섰다. 벨 감독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라인을 끌어올릴 것을 주문했다. 치열한 중원싸움이 계속된 가운데 한국에게 아쉬웠던 점은 슛 찬스까지 만들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일본은 신중하게 경기 운영을 하면서 간혹 날카로운 중앙 돌파와 측면에서 올리는 크로스,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한국의 적극적인 수비로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는 못하고 전반은 두 팀 다 득점없이 끝났다.

벨 감독은 후반 들며 장창 대신 이소담을 교체 투입해 다소 변화를 꾀했다. 한국은 최유리와 여민지가 공격을 풀어보려고 많이 뛰어다녔고, 후반 12분 여민지의 슈팅으로 처음 일본 골문을 위협했다. 

서로 패스 위주 플레이를 펼쳐 소강 상태가 이어졌다. 한국은 후방에서 볼을 돌리는 시간이 늘어났고, 간혹 롱 패스로 뒷공간을 노렸지만 효과적인 오프사이드 유도를 한 일본의 수비벽을 허물지 못했다. 일본은 주장 나가지마가 한국 측면을 흔들었지만 역시 뚜렷한 소득은 없었다.

후반 중반이 넘어가자 한국은 여민지 대신 강채림, 최유리 대신 정설빈을 잇따라 교체 투입해 한 골을 노렸다. 강채림이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가 했으나, 후반 41분 심서연의 핸드볼 파울로 일본에 페널티킥을 내주고 말았다.

키커로 나선 모미키가 차분하게 골을 성공시켰다. 경기 막판에 나온 골은 치명적이었고, 한국 선수들은 어떻게든 골을 넣기 위해 끝까지 사력을 다했지만 끝내 일본 골문을 열지 못했다. 그대로 일본의 승리로 끝나며 우승, 준우승으로 희비가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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