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올 연말 안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미사일 도발은 하기 어렵다는 통일연구원의 전망이 나왔다. 

앞서 북한이 언급한 ‘크리스마스 선물’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도 ICBM이나 위성 발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많지만 통일연구원은 북한이 당장 최고수위의 도발을 감행해 선택지를 좁히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일연구원이 18일 개최한 ‘2020 한반도 정세 전망’ 기자간담회에서 김갑식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북한의 새로운 길은 미국에 대한 강압 수준을 높이면서 타협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는 그럭저럭 버티기 전략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은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최악의 경우 레드라인을 밟는 수준에서 이뤄지고, 가장 강력한 도발은 인공위성 발사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북한이 천명한 ‘새로운 길’은 이달 하순에 열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확정되고, ‘김정은 신년사’를 통해 공개되는 수순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ICBM 등 고강도 도발은 내년 초 북한의 일정을 고려하거나 3월에 재개될 한미합동군사훈련 등에 따라서 실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서보혁 통일연 평화연구실장도 “북한의 선택과 관련해 비관론, 낙관론, 교착상태 지속의 세가지 전망이 가능하지만 이중 현재 교착 국면을 지속시키면서 상대방의 의중을 탐색하는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민 통일연 북한연구실장도 “북한이 올해 안에 ICBM을 발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 이유로 이달 24일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들었다. 

홍 실장은 “이 회담 전후로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는 것은 중국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원칙론을 밝힐 전망이므로 북한이 중국을 난처하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실장은 또 북미협상이 답보 상태를 지속할수록 북한이 긴장 수위를 높여가겠지만 “초반부터 고강도 도발을 할 경우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북한이 이번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 중단 선언 정도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이 북미협상 중단 선언을 하더라도 완전히 닫아버리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며 “북한은 앞으로 ‘새로운 길’을 시작하겠지만 그 새로운 길이란 여러 길 가운데 선택하고 추가해가는 진화의 길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4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중‧러의 안보리 결의안 제출, 미국‧북한에도 전달됐을 것” 

이날 15일 방한한 스티브 비건 미국 특별대표가 19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최근 중국‧러시아의 대북제재 일부 해제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제출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서보혁 실장은 “중‧러의 안보리 결의안 제출은 미국과 북한에도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며 “그래서 비건 대표가 서울에서 ‘실현 가능한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여러 창의적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지만 북한이 답이 없자 중국으로 가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어 “이번 비건 대표의 방한은 김연철 통일부장관의 미‧국 방문 이후 한미 정상간 통화가 있은 뒤 이뤄졌고, 중국 방문으로 이어졌다”며 “한‧미, 미중, 한‧미‧중 사이에 대화의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이 주변국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 행보가 주목할 만하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서 실장은 앞으로 북미 대화가 다시 시작될 경우와 관련해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보텀업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많고, 보텀업 방식이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1부상의 대타협을 겨냥한 회담을 우선 생각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올 연말과 내년 초 중국과 한국의 역할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