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이 드디어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뤘다. 메이저리그에서 몸담게 될 팀은 명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

세인트루이스는 18일(한국시간) 김광현과 2년 800만달러(약 93억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광현은 현지에서 배번 33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고 간단한 입단 기자회견도 가졌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계약이 성사되자 몸값 800만달러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투수이고, SK 와이번스에서 오랜 기간 에이스로 활약한 김광현은 합당한 대우를 받고 미국 무대에 데뷔하는 것일까.

일단, 최근 비슷한 조건의 다른 선수들이 계약한 것과 비교하면 김광현의 몸값은 괜찮은 대우를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직접적인 비교가 될 수 있는 선수가 두산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한 조쉬 린드블럼이다. 린드블럼은 3년 912만5000달러에 계약했다. 총액은 김광현보다 많지만 연평균으로 따지면 김광현은 400만달러, 린드블럼은 300만달러가 조금 넘는다. 린드블럼의 올 시즌 성적이 김광현보다 좋고,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것까지 감안하면 김광현의 몸값 책정은 후한 편이다.

김광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노크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에이스 야마구치 슌도 이날 계약 소식을 알렸다. 아직 공식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야마구치는 2년 600만달러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입단 합의를 했다. 연평균 300만달러로, 역시 김광현보다 낮은 금액이다.

김광현의 팀 동료였던 메릴 켈리와도 비교된다. 켈리는 1년 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년 550만달러 계약을 하고 메이저리그 데뷔를 했다. 켈리는 SK 시절 좋은 피칭을 하긴 했지만 김광현보다 성적이 낫다고 할 수 없다. 김광현보다 적은 금액에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 시즌 선발투수로 안착했다.

김광현을 데려간 세인트루이스는 사실상의 이적료인 포스팅 금액도 원소속팀 SK에 지급해야 한다. 김광현 계약 총액의 20%인 160만달러가 포스팅 금액이다.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의 가능성에 2년간 1천만달러 가까운 돈을 투자했다. 

연평균 400만달러를 받는 투수면 어느 팀에 가더라도 4~5선발급에 해당한다. 세인트루이스에서 김광현이 어떤 보직을 맡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선발 한 자리를 책임져주거나 불펜의 좌완 핵심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는 사실이 몸값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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