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동아시안컵 3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개최국은 우승하지 못한다는 대회 징크스도 깼다. 라이벌 일본을 꺾고 거둔 성과라 더욱 값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8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황인범이 중거리슛으로 통쾌한 결승골을 뽑아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로써 한국은 총 8차례 열린 대회에서 통산 5번째이자 최근 3연속 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은 다소 불리한 상황에서 이날 일본을 상대했다. 2차전까지 나란히 2연승을 거뒀지만 골득실(일본 +6, 한국 +3)에서 일본에 뒤지고 있었기에 반드시 이겨야만 우승할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은 이정협을 원톱에 세우고 나상호와 김인성을 양쪽 측면에 배치했다. 미드필더로는 손준호, 황인범, 주세종을 내세웠고 포백은 김진수, 김민재, 김영권, 김태환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지켰다.

일본은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는 실험적인 선발 라인업으로 맞섰다.

초반부터 한국이 강한 압박으로 주도권을 가져왔다. 몰아붙이던 한국은 두 차례나 골대를 맞히는 아쉬운 장면이 나오며 골운이 따르지 않아 속을 태웠다. 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주세종의 크로스를 김민재가 주특기 헤딩슛으로 연결했는데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25분에는 역시 코너킥 상황에서 주세종의 크로스가 김영권과 공중에서 경합하던 일본 수비수 머리 맞고 자책골이 되는가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골대를 맞고 흘렀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계속 기회를 엿보던 한국이 기어이 골을 뽑아냈다. 전반 28분 김진수의 패스를 이어받은 황인범이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수비수를 살짝 제치고 왼발 중거리슛을 때렸다. 볼은 일본 골문 좌측 모서리로 통렬하게 꽂혔다. 홍콩전 선제골에 이은 황인범의 대회 2호 골이자 한국의 첫 필드골이었다.

한국은 선제골을 넣고도 라인을 끌어올려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하면서 일본을 괴롭혔다. 일본이 간간이 역습으로 나섰지만 김민재와 김영권이 중심이 된 한국 수비를 뚫지 못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초반 매서운 공격을 펼쳤다. 후반 2분과 4분 나상호에게 잇따라 좋은 슈팅 기회가 찾아왔지만 빗맞거나 수비에 걸렸다.

일본은 선수교체를 잇따라 해가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애썼다. 만회골이 필요한 일본이 공세를 강화하면서 미드필드에서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한국은 후반 22분 우측 터치라인 부근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에서 주세종의 킥을 김진수가 노마크 찬스에서 헤딩슛한 것이 빗맞아 골문을 벗어난 것이 아쉬웠다.

전반부터 많이 뛴 한국 선수들은 후반 중반으로 향하면서 체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7분 첫번째 교체 카드로 김인성 대신 문선민을 투입해 스피드를 강화했다.

후반 32분, 한국이 또 한 번 결정적 기회를 잡았다. 상대 볼을 차단한 황인범이 역습으로 치고 올라가다 이정협에게 기가 막힌 전진패스를 내줬다. 이정협이 회심의 슛을 날렸으나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이어 1분 뒤에는 김진수의 위력적인 중거리슛이 나왔지만 역시 골문을 비껴갔다.

일본은 경기 막판 위협적인 크로스를 올리고 모리시타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하지만 김민재가 길목을 지키고 김승규의 선방이 나오면서 기어이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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