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축구는 일본에 이겨야 할 이유가 많고,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남자 축구대표팀이 그것을 해냈다.

한국은 18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동사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 3차전에서 일본에 1-0으로 승리했다. 3전 전승을 거둔 한국은 대회 통산 5번째이자 3회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동아시아 축구 강자의 위치를 다졌다.

이날 일본 격파의 일등공신이 된 결승골의 주인공은 황인범(23·밴쿠버 화이트캡스)이었다. 중원에서 일본을 압박하는 플레이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면서도 전반 28분 일본 수비수를 제치고 쏜 통렬한 중거리슛으로 천금의 골을 뽑아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대회 3경기에 모두 출전한 황인범은 1차전 홍콩전 선제골과 이날 일본전 우승 결정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고 대회 MVP로 선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국 축구가 2019년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게 만든 대표팀의 주역이 바로 황인범이라는 사실은 드라마틱하다.

황인범은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대표로 활약하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아시안게임 후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벤투 감독은 황인범을 눈여겨 보고 A대표팀에 발탁해 중용해왔다. 기성용의 은퇴로 중원 사령탑 후계자가 필요해진 벤투호에서 가장 기대를 받은 선수가 황인범이었다.

하지만 황인범은 올해 열린 국가대표 평가전이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기대했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벤투 감독이 그를 왜 자꾸 대표팀에 선발하느냐며 냉담한 시선을 보내는 축구팬들이 많았다. 

하지만 황인범은 이번 동아시안컵 대회를 통해 투지와 근성, 킥력과 슈팅력을 갖춘 좋은 미드필더 자원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많은 비판에 시달린 황인범은 "비판은 프로와 대표팀 선수의 숙명"이라며 더 열심히 뛰어 인정을 받는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리고 그라운드에서 가진 것을 쏟아부었다. 일본전 승리의 영웅이 된 것도 기쁘지만 자신에게 쏟아졌던 부정적인 시선을 어느 정도는 걷어낸 것이 황인번의 이번 대회 가장 큰 소득이라 할 수 있다. 

황인범은 일본전 후 "비난이 줄어들고 칭찬이 늘어나겠구나 하는 생각보다는 그냥 한 경기 또 치렀고 또 이번 대회가 내 축구인생에 있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거라는 생각을 했다"는 겸손한 소감과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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