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민재(23·베이징 궈안)가 동아시아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 받았다. '탈(脫) 아시아급' 기량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 김민재. 그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유럽 무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18일 막을 내린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우승했다. 2015년 중국 대회, 2017년 일본 대회에 이어 3연패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이었다.

한국은 3전 전승으로 우승을 달성했다. 홍콩전 선제골, 일본전 결승골을 넣은 황인범이 대회 MVP를 차지했다. 그리고 무실점 우승의 주역이 된 김민재가 최우수 수비상을 받았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베테랑 김영권과 호흡을 맞추며 중앙수비를 책임진 김민재는 이번 대회에서 그야말로 한국대표팀의 대들보와 같은 활약을 했다. 탁월한 피지컬로 대인 방어에 능하고, 상대 선수들을 파악해 공격 루트를 차단하는 데도 발군이었다. 

장신(190cm)의 김민재는 코너킥 등 세트피스 상황에서 한국의 주요 공격 옵션이기도 하다. 중국전 코너킥 상황에서 전매특허와 같은 헤딩슛으로 귀중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일본전에서도 역시 코너킥에서 환상적인 헤딩슛을 선보였는데,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특히 일본전에서 보여준 김민재의 수비 실력은 감탄을 자아냈다. 상대 공격을 중간에서 끊어낸 것이 몇 차례나 되는지 모른다. 마치 일본이 어떤 공격을 펼칠 것인지 다 알고 있다는 듯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볼을 가로채거나 머리와 발로 걷어냈고, 위급한 상황에서는 과감하면서도 정확한 태클로 일본의 흐름을 끊었다. 

전북 시절 어린 나이에 K리그 간판 수비수로 우뚝 섰고, 올해는 중국 슈퍼리그에서도 단번에 최고의 수비수로 자리매김 했다. 김민재가 베이징으로 이적할 당시 많은 팬들이 유럽이 아닌 중국행을 택한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낸 바 있다. 조금 기다리더라도 더욱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유럽 진출을 노렸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늦지 않았다.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다시 한 번 탈 아시아급 기량을 확인시킨 만 23세 김민재다. 그를 눈여겨 보고 있던 유럽 팀들의 러브콜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중국전에서 헤딩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는 김민재. /사진=대한축구협회


물론 걸림돌은 있다. 김민재 영입에 600만 달러의 거액을 투자한 베이징 궈안이 1년만에 선뜻 이적을 허락할 지는 미지수다.

김민재는 최고 수비상을 수상한 후 "더 큰 무대로 나가서 11명이 다 잘하는 선수들이랑 뛰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유럽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그는 "이적은 나 혼자 성사시킬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얘기하면서도 "계속 좋은 몸 상태를 만들고 최대로 (노력해)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유럽 진출이 내년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김민재의 유럽행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다. 김민재가 유럽리그에 뛸 때 한국축구의 수준은 또 한 번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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