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 한달 만에 대책 방향 바꿔
"12·16부동산대책, 행복추구권·평등권·재산권 등 침해"
   
▲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부동산 안정화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대책 시행 이후에는 항상 부작용이 따랐다.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면 정부는 또 추가 대책을 꺼내 놓기 급급했고 굵직한 규제를 펼치면서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늘 패배의 쓴 맛을 봤다. 

특히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을 발표하고 불과 한 달 만에 적용 범위를 무더기로 늘려 바꾸는 등 헛발질 정책을 연이어 펼쳐놓고 있다.

정부는 지금까지 출범 이후 총 18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집값 잡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집값은 잡히지 않고 있고 되레 해당 정책에 대한 실효성과 위헌 논란 등으로 도마에 오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발표 당시에는 동(洞) 단위 기준, 핀셋 규제를 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재차 이번 발표에서 적용지역이 바뀌었다. 지난 1차 동별 지정에서 제외됐던 이태원동 관할의 한남2구역, 동빙고동의 한남5구역 등은 이번에 구 단위로 대상이 확대되며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됐다.

더불어 당초 평당 4000만원에 육박한 분양가로 분양되며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검토하게 된 시발점인 과천 역시 2차 지정지역에는 포함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1차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정지역 선정당시 "상승률이 높거나,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한 지역 중에서 동별 단위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불과 한 달 만에 정부 정책의 방향이 바뀐 것이다. 

   
▲ 김현미 국토부 장관./사진=국토교통부

여기에 야심차게 내놓은 부동산 정책마저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지난 16일 '12·16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지 불과 하루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책의 일부 내용에 대해 위헌 논란이 불거졌다.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정부 대책이 나온 지 하루 만에 대책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헌법소원이 제기된 것이다.

정희찬 안국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지난 17일 헌법재판소에 전날 발표된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이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평등권,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는 헌법소원을 냈다.

정 변호사는 청구서에서 "헌법 제23조는 모든 국민의 재산은 보장된다고 하고 있고 공공의 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제한과 보상은 법률에 근거해야 하지만, 전날 부동산 대책은 법률에 근거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헌법이 정한 법률유보원칙(국회 의결을 거친 법률을 통해서만 국민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원칙)에 어긋나고 이런 절차적 흠결 때문에 과잉금지의 원칙 등에도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정 변호사는 자신이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를 1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담보로 제공한 후 은행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격적으로 발표된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대출받을) 계획은 무산됐다"며 "법률전문가로서 이런 조치가 위헌적이란 생각에 이르게 됐다"고 했다.

전날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구입용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해 투기 수요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또 시가 9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을 20%(현행 40%)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부동산 가격을 반드시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와 함께 일각에서는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아니냐는 반발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대책이 유예기간 없이 기습 발표한 만큼 업계의 불만을 살 소지가 있었기도 했다"면서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대부분의 수요자들이 불만을 품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시각에서 권력남용과 배임 등 위헌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재산권 침해 외에 일부 국민의 권리만 제한된다는데서 위배 위헌이 될 수도 있다"며 "정부가 평등권을 주장해왔던 만큼 일부 투기꾼을 제외하고, 일생동안 모아 집 한채를 마련한 고령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비싸다고 해서 권리조차 침해당하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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