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발언수위 높아져, 긍정 시각 속에 우려 목소리도

"잔작 나왔어야 할 태도" vs "여당에 공격 빌미 준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전투력이 점차 상승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정국을 맞아 장외 투쟁 주도는 물론, 강경발언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대여권 공세력과 함께 내부 리더십도 강화하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지난 17일 오후 늦게 국회에서 열린 당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여당이 우리를 극우로 부른다. 우리는 그들을 극좌로 부르자"며 "반드시 힘을 합해서 극좌 세력의 무도한 폭거를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정부와 범여권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극좌 세력"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4일 두 달만에 장외집회에 나섰을 때는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친문 게슈타포"라고 규정하는 등 강경발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행동에 의한 투쟁도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황 대표는 광화문 집회에 이어 연일 국회 본청 앞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면서 여야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와 문희상 국회의장의 예산안 기습 가결 '합작품'에 대해서도 연일 "(문 의장은) 대한민국의 수치"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황 대표는 대부 리더십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7일의 의총에서는 "우리가 살기 위해선 똘똘 뭉쳐서 싸워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있느냐"며 의원들을 다그쳤다고도 알려졌다.

황 대표는 "어떤 사람은 나가서 가진 역량의 100%를 써서 싸우고 있는데, 뒤에서 70%만 쓰고 힘을 다하지 못한다면 똘똘 뭉쳤다고 할 수 없다"며 "지금 한국당이 나라를 살리겠다는 절절함이 없다고 보는 분들이 많다. 집회하는 분들은 매우 절절한 상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나아가 그는 이날 의총에서 졸고 있는 한 의원을 향해 "절절함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졸고 계신 분이 있다"고 일종의 '군기'를 잡으며 "당이 내린 결론에 대해 똘똘 뭉쳐서 다른 말 없이 싸워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황 대표의 '달라지고 있는' 모습에 당안팎에서는 "자신감이 붙었다"는 반응이다. 신임 원내대표 선출과 예산안 기습 통과, 패스트트랙 정국을 맞아 당내 분위기 변화는 물론, 여권에서 강공의 명분을 주고 있는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당내 만류에도 단식을 감행해 흔들리던 리더십을 다잡은 것도 자신감과 주도권을 획득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차명진 전 한국당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황교안이 변했다"며 "제도권 정당의 한계를 벗어던졌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종화 청운대 교수는 19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당연히 진작에 나왔어야 할 태도"라며 "당 대표라면 권위까진 아니어도 그로서의 위(威)가 있는데 그간 황 대표는 마치 외부에서 영입된 용병투수 같이 너무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단식 이후 황 대표의 입지가 넓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세간에서 나오는 '김무성 보스론'이라는 것을 한국당에서 이제 벗어버릴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려면 황 대표가 목소리를 당연히 내고 대표로서의 자기 위치를 더욱더 확고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당내에서는 황 대표의 강공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여권이 선거법 야합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련 각종 의혹으로 흔들리는데 우리가 오히려 장외 투쟁으로 여권에 공격 빌미를 주고 있다"며 "공천 때문에 비공개 의총에서 말도 못하고 침묵하지만 대부분이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보수 성향의 한 정계 인사도 "보수 고유 가치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더 성숙한 보수 가치의 인사가 나오면 황 대표의 위치가 흔들릴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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