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업계 "제지 산업만큼 친환경적인 것도 없어…비스페놀 A, 유해성 검증 안 돼"
   
▲ 영수증./사진=VERD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업황부진으로 고전하는 제지업계가 사실상 종이영수증 퇴출을 선언한 정부 정책으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환경부가 제지업계를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는 집단으로 보는 것 아니냐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환경부는 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 등 13개 유통업체들과 협약을 체결해 종이영수증 선택 발행제·전자영수증 도입에 나섰다. 협약의 취지는 이산화탄소 저감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유통업계 비용을 낮추기 위함이라는 게 관계자 전언이다.

정부는 영수증에 들어있는 비스페놀 A 성분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영수증 발급비를 내왔던 카드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제지업계는 한숨을 내쉬는 형국이다. 정부가 환경 보호를 빌미로 제지 업계 성장을 방해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치 탓에 국내 감열지 시장 1위인 한솔제지의 영업 손실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신탄진 공장을 감열지 생산기지로 탈바꿈하며 연간 35만5000톤 규모의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올해 매출액은 3분기 누적 1조4092억7962만2931원으로 전년 동기간 대비 2.15% 하락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774억1393만1636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988억4450만8381원)과 비교해 21.69% 감소했다.

한솔제지 뿐만이 아니다. 무림SP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매출액은 1053억4200만원이었는데 비해 올해 3분기 매출은 1034억2200만원으로 소폭 줄었다. 영업이익은 24억4300만원이던 전년 동기의 13.26%수준인 3억2400만원에 그쳤다.

제지업계에서는 가뜩이나 사정이 어려운데 정부 정책이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지업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환경 위해 산업'인데, 계획적 조림(造林)에 따라 나무를 베고 그 자리에 다시 심기 때문에 어느 산업보다 친환경적"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글로벌 환경단체들도 업계가 이 같은 방식으로 제지를 만든다는 사실을 알고 친환경 산업으로 인정했다"면서도 "한국 환경부 공무원들이 무지한 상태로 정책을 펴니 이런 사달이 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스페놀 A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비스페놀 A는 인체 유해 여부 논란이 있긴 하지만 세계독극물협회에선 아직 규명되지 않은 것"이라며 "심지어 젖병 꼭지 부분이나 콜라·사이다 캔에도 비스페놀 A가 들어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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