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했던 팬들은 허탈해졌다. 손흥민이 상대 선수에게 보복성 발차기를 해 퇴장 당하고, 토트넘은 첼시에 패하는 악몽같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23일 새벽(한국시간) 홈에서 열린 2019~2020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첼시전에서 0-2로 졌다.

순위 상승을 위해 승리가 꼭 필요했던 토트넘이 패배한 것도 그렇지만 팀의 주포 손흥민이 퇴장 당한 것도 큰 악재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전반 2골을 내줘 0-2로 끌려가고 있던 후반 15분, 첼시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와 볼 경합을 벌이다 몸싸움에서 밀리며 넘어졌다. 손흥민은 쓰러진 상태에서 발을 높이 들어 뤼디거의 가슴팍 쪽을 가격했다. 곧바로 뤼디거는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다.

   
▲ 사진=SPOTV 방송 캡처


주심은 정확한 상황을 보겠다며 비디오판독(VAR)을 실시했고, 손흥민에게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해 레드카드를 내밀었다. 손흥민은 항의를 해봤지만, 퇴장 명령을 받고 그라운드드를 나서야 했다. 수적 열세에 몰린 토트넘은 반격을 제대로 못해보고 그대로 0-2로 패했다.

손흥민은 왜 퇴장으로 연결되는 행동을 했을까. 의욕과잉으로 순간적인 욱하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뤼디거는 몸싸움을 벌이며 손흥민을 괴롭혔고, 손흥민은 밀려 넘어지기까지 했다.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퇴장 판정에 불만을 나타냈다. 경기 후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은 지금 뤼디거의 갈비뼈를 부러뜨려 울고 있다"는 말을 했다. 물론 뤼디거는 갈비뼈가 부러지지도, 손흥민이 울지도 않았다. 뤼디거는 손흥민 퇴장 이후 별다른 이상 없이 경기를 뛰었다. 무리뉴 감독은 뤼디거의 과도한 리액션과 손흥민 퇴장 판정을 비꼰 것이다. 

이번 퇴장으로 손흥민은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지난 달 에버턴전에서도 안드레 고메스를 향해 백태클을 했다가 레드카드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은 3경기 징계를 받았지만 구단의 재심 청구 끝에 징계는 철회됐다. 고메스가 손흥민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발목 골절의 큰 부상을 당했지만 태클에 고의성은 없었고 부상은 이후 고메스가 세르주 오리에와 추가 충돌할 때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손흥민은 퇴장으로 인한 출장정지 징계를 면할 수 있을까. 뤼디거가 할리우드 액션에 가까운 과도한 리액션을 취한 것은 맞지만, 손흥민이 넘어진 상황에서 뤼디거 쪽으로 발을 높이 치켜드는 장면은 의도가 어쨌건 고의성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손흥민이 출장정지 징계까지 받는다면 박싱데이를 맞은 토트넘에는 치명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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