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 '빈익빈부익부' 전망…정부·기업 시너지 필요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재계가 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맞아 내놓을 경영 화두가 주목된다. 각 기업들은 새해에도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혁신’을 통한 성장 토대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커지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 총선정국, 미국 대선 등은 기업들의 불안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은 다음달 2일 신년사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새해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 컨테이너항만/사진=인천항만공사 제공

우선 경자년 기업들 신년사에는 올해처럼 ‘불확실성’이 핵심 단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대외 환경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줄을 잇는 상황이다. 여려 경제연구기관이 한국의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다소 올려 잡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내년에 우리 수출을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업황 개선이 예상되는 등 일부 산업은 한숨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동차·유화·철강·건설 등은 부진이 전망되고 있다. 경영 압박이 가중되는 일부 기업들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시장 여건도 올해보다 개선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 주요 선진 시장의 경기 둔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이 부담으로 지적되고 있다. 내년 수출의 반등 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정치 이슈도 기업의 어깨를 짓누를 가능성이 있다. 국내는 4월 예정된 총선으로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면서 경제·기업 관련 정책이 뒤로 밀릴 수 있다. 우리 최대 수출 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대선도 내년 11월 치러지면서 향후 변화될 수 있는 정책 방향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대내외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기업들은 내년에도 ‘혁신’을 통한 성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동반성장과 사회공헌 활동이 더욱 강화될 수도 있다.

다만 미래 전략 추진 속도는 기업의 사정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기업들은 연구개발(R&D)·시설 투자에 초점을 맞출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기업들은 안전경영에 더 무게를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빈이빈부익부’ 경영 기조가 더 확산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기업들이 부담을 덜고 경영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유연한 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현실적인 조치가 있어야 기업들의 도전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시장 상황이 불투명했다. 내년에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신성장동력 강화와 시장 경쟁력 확대를 고민하고 있지만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와 기업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확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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