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LCC 이어 유료화 추세 탑승
체력 완비자 선배치 좌석…'넓은 자리' 홍보로 추가 요금
대한항공 "확정된 바 없다"
   
▲ 대한항공이 이르면 내년 2월 비상구 좌석을 유료화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비상시 승무원을 돕는 비상구 좌석이 '넓은 좌석'으로만 편중해 홍보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대한항공이 내년부터 비상구 좌석 유료 판매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비상시 승무원을 돕는 '안전 좌석' 보다 '넓은 좌석'임을 앞세우며 추가 요금으로 배채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은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르면 내년 초 비상구 좌석을 유료화 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익성 강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흑자가 점쳐지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70%나 감소한 1910억원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노선의 수요위축과 공급확대, 유가·환율 변동 등으로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고 내년 시장 포화로 경영상황을 낙관할 수도 없는 만큼 대한항공은 유료서비스 확대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넘게 줄인 데 이어 이날까지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인건비는 전체 고정지출 비용의 20.9%를 차지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부임 후 인건비 손질부터 나섰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3개월짜리 단기 무급휴가를 실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항공사로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1월 비상구 좌석에 3만~15만원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운항 구간에 따라 5000원에서 최대 3만원을 추가 부담시켰다. 

다만 비상구 좌석이 안전보다 '넓은 좌석'으로 편중해 홍보되며 항공사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잖게 나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항공법에 따르면 비상구 열에 앉을 수 있는 승객은 만 15세 이상, 긴급 탈출 시 승무원에게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체력 완비자 등의 조건이 명시돼 있다. 체력 완비자를 선배치 하는 게 맞지만 '편의'를 명목으로 추가 요금을 받으면서 이익을 채우려 한다는 지적이다. 

한 항공사 승무원은 "비상시 승무원을 도와야 하는 자리면 오히려 값을 내려야 하지만 고객들이 앞이 넓은 비상구 좌석에 서로 앉으려고 하는 점을 항공사가 이용하는 것"이라며 "비상구 좌석을 유료화시킨 항공사를 보면 해당 좌석 구매자가 없으면 그대로 비워둔다. 비상구 좌석 의미가 도태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향하던 도중 비상구 좌석을 유료로 구매한 60대 승객이 비상구를 열려고 시도해 회항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회항으로 승객 181명이 불편을 겪었고 아시아나항공은 연료 비용 등 손실을 봤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화로 전환하려면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더 나아간 검증과정이 필요하다"며 "아시아나항공처럼 안전을 위해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검증되지 않은 인물을 비상구 좌석에 태웠다는 책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확정된 것이 아직 없다"며 "유료화로 인한 문제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확정된 이후에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