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한국당의 회기 필리버스터 요청 묵살

25일 지나면 다음 회기서 선거법 처리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자유한국당이 23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과 검찰개혁법 등의 법안 의결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날 임시국회 본회의는 개의부터 문희상 국회의장의 강행처리로 진행되어 향후 위법 논란이 예상된다.

   
▲ 자유한국당이 23일 문희상 국회의장의 회기결정건 상정에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이날 오후 9시 50분께 선거법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서 '사실상 사흘짜리 시한부' 무제한 토론을 시작했다.

앞서 문 의장은 한국당의 격렬한 저항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무제한 토론이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주장하며 첫 안건인 회기 결정의 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불허했다.

이에 판사 출신 주 의원이 단상에 올라 "본회의 부의 안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이 요구됐을 경우 의장은 반드시 무제한 토론을 실시해야 한다"며 "국회법상 규정이 명백함에도 의장이 임의로 거부하면 형사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위법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문 의장은 작심이라도 한듯 향후 불거질 수도 있는 위법 논란 국회를 강행했다. 이에 따라 결국 '오는 25일까지를 이번 임시국회 회기로 한다'는 회기결정 안건이 강행처리됐다. 사실상 사흘짜리 '쪼개기 임시국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결국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전략에도 불구하고 선거법은 다음 회기 본회의에 자동으로 표결 처리될 전망이다.

이어 문 의장은 예산 부수법안 일부를 처리하고 나머지 20건은 민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뒤로 미룬채 27번째 안건이었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앞당겼다. 이에 '난장판 국회'는 순식간에 정점으로 치달았다.

한국당 의원들이 일제히 의장석 앞으로 달려가 거세게 항의했으며 문 의장을 향해 "날강도" "문희상 내려와" "아들 공천"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아들 공천 준다고 나라를 팔아먹나, 국회를 이렇게 만드나"라며 "당신은 역사의 죄인"이라고 수차례 소리쳤다.

그러난 격렬한 소란에도 불구하고 본회의 진행은 강행됐다. 이에 주 의원이 결국 선거법 관련 무제한 토론에 첫 타자로 나서 본격적인 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

주 의원은 회기결정의 건에 대한 문 의장의 필리버스터 묵살을 언급하며 "자당 이익을 위해 그냥 무시해서 되겠나"라며 "(의장) 혼자 논리"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자 주 의원은 "제 말을 여기서 비웃는 민주당 의원들 계시는데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자. 좀 겸손하라"며 "한 10년 권력 놨다가 잡으니까 나라를 온통 전리품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편, 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 개의에 앞서 심재철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의장실을 항의방문하고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결국 일정 강행을 막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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