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인종차별로 몸살을 앓자 영국 정부까지 나서 엄정한 대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정부가 축구에서 발생하고 있는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여러 조치를 취할 준비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인종차별 논란은 심심찮게 벌어져왔는데, 23일 런던의 토트넘홋스퍼 구장에서 열린 토트넘-첼시 경기에서 다시 한 번 관중에 의한 인종차별 행위가 나와 물의를 빚었다. 토트넘 손흥민과 첼시 뤼디거의 충돌 후 벌어진 일이다.

이날 경기 후반 15분 손흥민이 퇴장 당하는 상황이 나왔다. 손흥민과 뤼디거가 볼 경합 중 몸싸움을 하다 손흥민이 밀려 넘어졌다. 손흥민은 누운 상태로 발을 높게들어 뤼디거의 가슴팍을 찼다. 뤼디거는 다소 과한 액션을 보이며 쓰러져 고통을 호소했고, 주심은 VAR(비디오판독) 끝에 손흥민을 퇴장시켰다.

   
▲ 손흥민의 퇴장을 유도했다가 인종차별 행위를 당한 첼시의 뤼디거. /사진=첼시 SNS


뤼디거의 과도한 행동이 손흥민의 퇴장을 유도한 것으로 보이자 토트넘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와중에 관중석에서 인종차별적인 제스처와 원숭이 흉내를 내는 소리가 들렸다. 첼시 선수들의 항의로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손흥민이 퇴장 당하는 상황에서는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행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언론들은 인종차별 구호를 외친 한 첼시 팬이 다른 첼시 팬들의 신고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열렸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맨체스터 더비'에서도 인종차별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BBC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축구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도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축구 당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있고, 정부도 이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힘쓸 것이다. 영국축구협회(FA) 등 당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며, 필요하다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인종차별 근절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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