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안철수가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

김도식 "정치 입지때문에 진흙탕질 시도하는게 안타까워"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24일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 측이 자신에게 ‘안철수가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전 대표 측은 “본인의 정치입지 때문에 진흙탕질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철수 대표 측에서 한 달 전쯤에 저를 만나자고 했다”며 “‘안철수가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는 요구에 안 대표가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용히 미국 가서 (안 전 대표를) 만날 수도 있다”며 “가서 만나서 ‘모든 걸 다 해 줄 테니 돌아와라’고 이야기를 하고 거기서 합의를 해서 하든지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답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그쪽(안철수계) 의원들이 나한테 전화가 와서 일요일에 1시간 면담을 했다”면서 “그런데 이 양반들이 무슨 ‘손학규 사퇴해라, 비대위 꾸려라’고 했다. 이건 기본적인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사진=바른미래당 제공
이어 “안 대표가 지금 해야 될 일은 ‘내가 들어가겠다. 또 바른미래당에 가서 역할을 하겠다’(라고 발표하는 것)”이라면서 “되도록 빨리 와야 되겠지만 최소한 내년 정월 전에는 와서 역할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화를 나눈 안 전 대표의 측근에 대해서는 “현역 의원은 아니다. 안 대표와 직접 소통을 하는 사람”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안철수 측근' 김도식 "진흙탕질 시도하는 게 안타까울 따름"

이와 관련, 안 전 대표의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보낸 공식 입장을 통해 “당의 구성원들은 당의 미래와 총선 승리를 위해서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당 대표께서 본인의 정치입지 때문에 진흙탕질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반박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우리 당과 한국 정치의 소중한 자산을 폄하하면서까지 본인의 살길을 찾고, 당의 회생의 길마저 저버리는 결과를 불러올 것임을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손 대표님 말씀의 진의나 진정성은 그동안 국민들 앞에서 숱하게 약속하셨던 내용이 어떻게 번복됐는지를 보면 판단이 쉬울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손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여러 측근들을 통해 안 대표가 돌아와서 당을 맡아주면 물러나겠다며 안 대표와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었다”면서 “ 때문에 여러 경로로 무리한 시도와 요청이 있는데 안 대표께서 현지 연구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손 대표께 자제를 부탁드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대표에서 내용을 전달했지만 답이 없으시다고 회신을 드렸고, 본인의 의사가 있다면 국민과 당원들 앞에서 진정성 있게 직접 말씀하시라고 조언드렸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비서실장은 특히 “손 대표께서는 현재 당을 함께 운영하는 당권파분들께 ‘유승민 대표가 탈당하면 물러나겠다’고 피치 못할 약속을 하신 것으로 전해들었다”며 “ 때문에 본인의 정치생명 연장과 영향력 지속을 위한 시도가 필요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안 대표의 복귀 일정 등 여러 시나리오가 난무했지만 그 분들의 일방적 바람과 요청이었을 뿐이다. 안 대표는 변함없이 현장 연구활동에 매진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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