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조원태 지분차 0.03%…주주간 합종연횡 '촉각'
항공 수요 성장세 둔화·치킨 게임·환율 등 리스크
   
▲ 대한항공 항공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환율·유가 등 기존 악재에 더해 항공수요 성장세 둔화와 신규 저비용항공사(LCC) 진입으로 내년 항공업계 경영 환경은 낙관적이지 않아 보인다.  구조조정에 팔을 걷은 한진그룹은 경영권 방어라는 변수까지 짊어지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인건비 감축에 나선 대한항공은 '경영권 분쟁' 리스크가 발생하며 당분간 굵직한 경영적 판단을 쉽게 내리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그룹 경영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자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진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는 지난 23일 한진칼 지분 1.31%를 추가 매입했다. KCGI는 지분율이 15.98%에서 17.29%로 늘어나며 사실상 한진칼의 단일 주주 중에선 1대 주주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됐다.

조 회장의 연임은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결정된다. 조 회장은 어머니, 누나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28.94%)과 조 씨 일가의 우호적인 지분으로 알려진 델타항공 지분을 포함해 40%가량 우호세력을 확보한 듯 보였다.
 
하지만 조 회장 지분율과 0.03%밖에 차이나지 않는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의 우호 지분을 비롯해 KCGI 등 다른 주주들과도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만큼 주주간 합종연횡에 따라 조 회장의 자리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진에어는 내년에도 신규 항공기 도입 및 신규 채용 금지, 운수권 배제 등 국토교통부의 경영 제재를 받는다. 지난해 조현민 전 부사장이 미국 국적 보유자면서 진에어 등기임원으로 불법 재직한 사실이 드러나 경영 제재가 가해졌다.  

최근 LCC들이 동남아, 중국 노선을 확대하거나 신설하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LCC 1위 제주항공과 선두에 있던 진에어는 지난 10월 티웨이항공에게 국제선 LCC 점유율 2위 자리를 뺏겼다. 

   
▲ 제주항공이 이륙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미중 무역전쟁과 환율·유가, 내수경기 침체, 일본 무역규제로 대한항공과 진에어 뿐만 아니라 내년 전반적인 항공업계 전망은 밝지 않다는 진단이 나왔다. 

올해 LCC업계는 이같은 대내외 악재로 이미 무급휴직, 무인수속화, 매각 등을 통해 비상경영을 펼치고 있다. 이에 더해 내년에는 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가 신규 취항을 시작하며 각축전을 벌여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항공업 경험이 없는 HDC그룹으로 넘어가 정상적인 경영이 가능할지도 관건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완화돼도 수요는 느리게 회복될 것이고 경기 침체로 여행 수요 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업계 예상보다 빠르게 매각된 만큼 내년 재편은 더 속도가 날텐데 후발 항공사가 제대로 론칭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지난 10년간 성장 과도기였다면 내년부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진입된다"며 "해외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약한 만큼 원가 절감 전략과 함께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내년 추가 인수합병이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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