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중 정상회담 결과 시 주석이 방한이 확정되면서 2016년 사드 배치에 대응해 중국정부가 취한 한한령(한류 금지령 및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 조치)의 완전한 해제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중국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내년 시 주석의 방한을 확정적으로 약속했다. 또 내년에 서울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에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에 따라 내년에 중국의 1‧2인자가 차례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5일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2021년은 한국 방문의 해이고, 2022년은 중국 방문의 해로 삼자. 2022년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 문화‧관광 교류의 해로 지정하자’며 ‘내년부터 인적‧문화적 교류를 더욱 촉진해나가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 주석이 ‘행사를 하겠다’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결과 세 정상이 발표한 ‘3국 협력 10년 비전’에도 7항에 ‘우리는 관광 교류를 적극 촉진하고, 우리 국민간 상호 신뢰를 심화시켜 나갈 것이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중국정부가 한한령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으며, 따라서 공식적으로 한한령 해제를 선포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번에 문 대통령의 한중 관광 교류 촉진 제안에 시 주석이 화답한 것으로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청와대
실제로 중국의 일부 관영 매체는 25일 한중일 정상회의를 보도하면서 ‘한한령 해제 가능성’도 언급했다. 2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좋아진 한중관계가 K팝 스타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싣고 한반도 사드 배치 이후 중단된 한국가수들의 중국 공연과 중국 내 한국드라마의 방영 가능성을 전망했다. 

이 매체는 “중국 팬들이 더 많은 K팝 아이돌이 중국에 와 공연하고 여러 행사에 참여할 것을 고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싣고, 홈페이지엔 방탄소년단(BTS) 사진도 게재했다.

또한 중국정부는 앞으로 한국기업에 대해 동등한 대우를 약속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과 리커창 총리의 회담에서 리 총리는 “중국에서 설립한 한국기업은 중국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분야, 또 빠르게 성장 가능한 분야를 찾자”며 한국의 적극적인 투자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중국에서 한국기업이 빈곤 퇴치 등 사회참여와 관련해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하고,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중국이 진행 중인 반독점 조사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고 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중국의 ‘한한령’ 해제 가능성과 관련해 라디오방송에서 “최소한 한중 정상회담의 분위기 등을 보면 굉장히 이전과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앞선 회담들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편한 자리였고, 회담 후 오찬에서도 두 정상이 시나 드라마,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편안히 담소를 나눴다”며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FTA 확대 논의가 이뤄졌고, 한국의 투자를 희망한다는 요청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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