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이자수익 감소 ‘변화’보단 ‘조직 안정’ 우선
은행권 이자수익 감소 ‘변화’보단 ‘조직 안정’ 우선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은행권이 올해 최대실적을 달성했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한해였다. 시중금리 하락과 경기침체 등이 계속되는 등 경영환경이 갈수록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여기다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로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정부가 집값을 잡기위해 고강도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은행권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이 같은 경영환경을 반영해 신한금융과 KB금융지주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대거 유임했다. 이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조직의 ‘변화’보다는 이미 검증된 인사를 기용해 조직의 ‘안정’을 최우선시 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은행권이 올해 최대실적을 달성했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한해였다. 시중금리 하락과 경기침체 등이 계속되는 등 경영환경이 갈수록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사진=미디어펜

◇은행권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 수익성 비상

금융그룹은 올해 ‘최대실적’을 갱신했다. 5대 금융그룹(신한‧KB‧KEB하나‧우리‧NH농협금융) 모두 올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했다. 다만 역대급 실적에도 지주사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모두 하락했다.

DLF 사태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로 대출을 옥죄면서 은행권 전체의 수익 창출에 한계가 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다 오픈뱅킹 시행에 따른 은행권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시장이 위축되면서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워졌다”며 “올해를 정점으로 내년부터는 실적이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 대거 유임

신한금융은 올해 말로 임기를 앞둔 계열사 8곳 중 7곳의 CEO를 유임했다. 지난 3년간 그룹의 경영철학을 공유하고 성과와 역량이 이미 검증된 CEO를 대부분 연임시킴으로써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운용 사장, 남궁현 신한리츠운용 사장이 연임됐다.

또한 신한 DS사장에는 이성용 신한금융 미래전략연구 대표를, 미래젼략연구소 대표엔 삼성전자 미래전략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을 역임한 이건혁 김앤장 고문을 각각 신규 선임했다.

KB금융은 7개 계열사 CEO 전원에 대해 유임을 결정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 조재민‧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해경 KB신용정보 대표가 그 대상이다.

KB금융은 가시적인 경영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검증된 실행력을 보유한 리더그룹 형성에 중점을 두고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재임기간 중 경영성과와 중장기 경영전략 등 추진력과 조직관리 리더십 등을 통합적으로 검토해 대표이사 후보로서의 적정성을 면밀히 살펴봤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인사는 조직의 ‘변화’보다는 ‘안정’에 방점이 찍힌 인사였다”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면서 이미 검증된 인물을 기용해 조직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려는 의지로 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