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 양적 성장, 한계에 봉착…전 분야 광범위한 혁신 있어야"
   
▲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사진=한국무역협회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29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영주 무협 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세계 경기 부진과 보호무역의 확산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지만 이런 난관에 굴하지 않은 덕분에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면서 세계 9위 무역 강국의 위상을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반도체·석유화학·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수출물량이 견실하게 증가했고, 전기차·2차전지·바이오헬스 등 신산업과 서비스 수출이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남방·신북방 지역이 전체 수출의 25%에 육박하며 시장 다변화에 큰 진전이 있었다"며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저변도 넓어졌다"고 강조했다.

김영주 회장은 "최근 세계 경제가 지난 반세기의 변화를 무색케 할 만큼 거대한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며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자국 우선주의와 첨단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일상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신기술과 신흥국 경제의 성장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작동해온 글로벌 가치사슬(GVC) 패러다임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중국이 제조 강국으로 변신하며 선진국과 신흥국 간 분업구조가 약화되고, 중간재를 중심으로 세계무역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에 변화가 생기면서 생산거점이 이동하는 모습도 목격된다"며 "제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에 진출한 기업을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 회장은 "올해도 세계 경제는 우리에게 더 많은 도전을 요구하고 있고, 고령화·저성장·저소비가 뉴노멀로 자리 잡은 가운데 세계 무역의 양적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다"며 "기존의 성장모델만으로는 수출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없다"고 경고했다. 성장의 패러다임을 물량에서 품질과 부가가치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수출을 통한 실질적인 부가가치 창출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소득증대에 기여하며 경제 선순환을 이끌어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수출구조 △제조 역량 △기업 생태계 △지원정책 및 규제 등 무역의 기초를 이루는 전 분야에서 광범위한 혁신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2020년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무역인 여러분.

희망찬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2020년 한 해도 무역인 여러분과 가족 그리고 일터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소망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세계 경기 부진과 보호무역의 확산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난관에 굴하지 않은 덕분에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면서 세계 9위 무역 강국의 위상을 지켜냈습니다.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등 주력 품목의 수출물량은 견실하게 증가했으며, 전기차·2차전지·바이오헬스 등 신산업과 서비스 수출이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신남방·신북방 지역이 전체 수출의 1/4에 육박하면서 시장 다변화에 큰 진전이 있었고,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저변도 넓어졌습니다.

이런 성과를 거두기까지 무한한 노력과 열정을 보여주신 무역인 여러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무역인 여러분.

최근 세계 경제는 지난 반세기의 변화를 무색케 할 만큼 거대한 전환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자국 우선주의와 첨단 기술을 둘러싼 경쟁이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신기술과 신흥국 경제의 성장으로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작동하였던 글로벌 가치사슬(GVC) 패러다임이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제조 강국으로 변신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 분업구조가 약화되고, 중간재를 중심으로 세계무역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에 변화가 생기면서 생산거점이 이동하는 모습도 목격됩니다. 제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에 진출한 기업을 본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올해도 세계 경제는 우리에게 더 많은 도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령화·저성장·저소비가 뉴노멀로 자리 잡은 가운데 세계 무역의 양적 성장은 한계에 봉착했습니다. 

이제 우리 수출은 기존의 성장모델만으로는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없습니다. 성장의 패러다임을 물량에서 품질과 부가가치로 전환해야 합니다.

수출을 통한 실질적인 부가가치 창출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고 소득증대에 기여하며 경제 선순환을 이끌어가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수출구조, 제조 역량, 기업 생태계, 지원정책 및 규제 등 무역의 기초를 이루는 전 분야에서 광범위한 혁신이 요구됩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