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보호 위한 '조직' '핵심성과지표' 개편
[미디어펜=이동은 기자]은행권이 키코(KIKO)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을 거치며 잃은 소비자 신뢰 회복에 나선다. 

금융권 일각에선 이 같은 사태들이 발생한 데는 과도한 실적 경쟁을 유발하는 은행의 내부 시스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은행은 ‘소비자 보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핵심성과지표(KPI) 개편에 나서는 등 ‘고객 중심’ 경영에 나설 방침이다.

   
▲ 23일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아랫줄 왼쪽 여섯번째)과 18개 사원은행장 등이 '소비자 신뢰회복과 고객중심 경영'의 의지를 담은 자율결의문을 펼쳐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은행연합회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키코와 DLF사태가 발생한 데는 과도한 영업 경쟁을 유발하는 은행 내부 시스템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은행들이 재발방지 대책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은 고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일환으로 고객중심문화를 확산하고 KPI를 근본적으로 개편한다.

앞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 18일 전국 영업본부장 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내년 경영목표를 신뢰‧혁신‧효율로 정하고 고객 중심으로 KPI를 전면 개편하는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DLF 사태를 겪으면서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를 반영해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존 ‘외형위주’ 영업에서 ‘내실위주’ 영업으로 은행의 체질을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손 회장은 전국 영업본부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DLF 배상과 관련해 “고객신뢰 회복의 첫 걸음은 피해고객에 대한 성실하고 신속한 배상”이라며 최선을 다해 배상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국민은행은 고객중심 영업모델의 조기구축 및 정착을 위해 '소비자보호본부'를 신설했다.금융기관의 공익적 역할 및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 증가에 맞춰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를 강화하고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또 내년 상반기부터는 수수료 수익보다 고객 수익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KPI를 개편한다.

하나은행은 이번 조직개편의 중요 방향 중 하나로 ‘금융소비자보호 강화 및 사회가치 경영 추진’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겸직 형태로 운영했던 소비자보호그룹 그룹장과 손님행복본부 본부장 체제를 분리하고 은행의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새롭게 다가올 10년을 위해 신뢰와 휴머니티(Humanity)를 기반으로 손님과 직원, 주주, 공동체를 아우르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은행연합회는 지난 23일 은행회관에서 DLF사태와 관련해 ‘소비자 신뢰 회복과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한 자율 결의문’을 채택했다.

결의문에는 소비자 중심의 영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고객 중심 경영 실천, 금융투자상품 판매시 소비자 먼저 생각, 불완전판매 근절을 위한 소비자 보호 정착 강화와 준수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은 “고객중심 경영이 자리 잡도록 성과평가제도(KPI) 개선, 소비자 보호 인프라 강화, 내부통제 및 직원교육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각 은행은 이날 결의문을 내규 등에 반영해 이른 시일 내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