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한글 상표권 등록… 픽업트럭 통해 새로운 시장 오픈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현대자동차가 오는 2021년부터 북미 픽업트럭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해 출시할 싼타쿠르즈(Santa Cruz)가 국내에서 상표등록작업에 들어가며 내수시장에서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싼타크루즈는 미국에서 현지생산 방식으로 픽업트럭시장을 공략하는 핵심 차종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높은 관심과 달리 국내에서는 화물차 혜택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국내 출시에 큰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5년 북미오토쇼에서 처음 공개했던 픽업 콘셉트카 싼타크루즈와 상표등록이 진행중인 한글과 영어상표. /사진=현대차


하지만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하면서 국내에서도 싼타크루즈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싼타크루즈가 국내에 출시되면 화물차가 아닌 또 하나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지향하며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특허청이 제공하는 특허검색 서비스 키프리스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 11월20일 '싼타크루즈'라는 상표등록출원을 제출하고 심사 대기중이다. 

당초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싼타쿠르즈의 한글명칭을 국내에 등록하며 출시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보니 아직 정확한 출시일정 등은 확인 되지 않는 다는 게 현대차 입장이다.

싼타크루즈는 현대차 미국법인에서 픽업트럭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크로스오버 트럭으로 2021년부터 앨라배마 공장에서 양산한다.

새 모델은 앞서 2015년 북미오토쇼에 선보인 콘셉트카 '싼타크루즈'를 기반으로 제작될 전망된다. 이를 바탕으로 디자인과 편의성, 안전장비를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픽업트럭에 부과된 고요율 관세 일몰 시점(2021년)을 기다려왔다. 현지 진출을 위해 2015년 콘셉트카 싼타크루즈를 선보이며 반응도 살폈다. 하지만 지난해 한미 FTA가 개정되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우리 정부가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하면서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인하 시점을 2021년에서 2041년으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현재 승용차 관세는 2.5%이지만 픽업트럭은 25% 수준이다. 결국 픽업트럭 관세 인하 시점이 연장됨에 따라 현대차는 수출 대신 현지 생산을 택했다.

싼타크루즈는 픽업트럭과 SUV의 강점을 갖춘 '2열 4인승' 구조에 개방형 적재함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의 픽업 모델은 포니 기반 소형 픽업을 생산한 이후 처음이다.

기본바탕이 되는 모델은 중형 SUV 싼타페다. 다른 픽업처럼 화물차 기반의 '프레임' 구조가 아닌 승용차의 베이스가 되는 '모노코크' 구조다.

적재함을 갖춘 픽업트럭 대부분이 프레임구조인 것과 달리 모노코크 픽업은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 실내공간 등에서 유리하다. 프레임 구조는 승객석과 적재함이 분리돼 있고 모노코크 구조는 일체형이다. 

   
▲ 현대자동차가 지난 2015년 북미오토쇼에서 처음 공개했던 픽업 콘셉트카 싼타크루즈. /사진=현대차


이미 일부 해외브랜드에서는 보디 일체형 적재함을 갖춘 픽업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싼타크루즈 역시 이같은 모양으로 승객석과 적재함이 일체형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만약 국내 생산이 추진된다면 화물차가 아닌 '크로스오버' 타입의 레저용 SUV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미 내수에서 3000cc급 그랜저가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릴 만큼 배기량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상태다. 여기에 과거와 달리 소득수준이 향상돼 2000~2200cc급 디젤에 대한 시장의 저항이 크지 않다는 게 현대차 자체 분석이다. 

지난해 기준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내수 픽업트럭 시장은 약 4만2000대 규모다. 현대차는 싼타크루즈를 내수 시장에 투입할 경우 기존 모델과 경쟁하는 것이 아닌, 사실상 새로운 세그먼트의 SUV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주요 권역본부별 현지 전략차종을 내놓는 것처럼 싼타크루즈 기반의 크로스오버 픽업 역시 같은 맥락이다"며 "국내 출시 여부는 검토한 바 없으며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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