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사 결합시켜 대형화‧고급화 지향
올 한 해 국내 증시는 대외적 불확실성과 국내 저금리‧불경기 기조에 별다른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국내 증권사들은 호실적을 기록하며 선전한 해였다. 수익구조 다변화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지만 내년부터 펼쳐질 새로운 환경에 대한 대비는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미디어펜은 올해 증권가 이슈와 내년 전망을 4부작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①위기 속 실적 선방…"규제가 리스크“
②객장에서 손바닥으로, 국내에서 해외로
③점포 숫자 줄고, 크기는 늘고…복합점포 확산
④초대형IB 군웅할거…몸집 불린 증권사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2019년에는 오프라인 증권사 점포 숫자가 줄어드는 대신 은행과 증권사가 합쳐진 복합점포 숫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가속화 됐다. 금융계열사를 가진 지주사들이 이 경향을 주도한 한 해였다.

   
▲ 지난 11월 27일 신한PWM한남동센터 개점식에서 신한금융그룹 왕미화 WM부문장(왼쪽에서 세번째), 신한PWM한남동센터 최호식 센터장(맨 왼쪽)과 임직원 및 고객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들의 지점수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증권사 점포 숫자 변동추이를 보면 지난 2017년 1142곳에서 2018년 1122곳으로 소폭 감소한데 이어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는 924곳을 기록했다. 

이와 같은 점포숫자 감소 추세는 증권사들의 인력감소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사실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의 숫자 자체는 그렇게 크게 줄지 않았다. 현재 증권사들은 기존 인력을 감소시키기보다는 채용숫자를 조절하는 형태로 상황 변화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점들의 숫자가 감소하는 대신 남아있는 지점들은 대형화‧종합화 되고 있다. 특히 은행계 증권사들은 은행과 증권, 보험 업무 등을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복합점포’를 개점하며 새로운 경향을 만들고 있다.

복합점포는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생겨났다. 고객들이 한 번의 방문으로 모든 금융 업무를 해결하는 ‘원스톱 종합자산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 금융회사들도 비용 절감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KB금융은 WM복합점포 70개, 기업투자금융(CIB) 복합점포 9개를 합해 업계에서 최다인 79개의 복합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2일 복합점포 3곳을 동시에 개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계열사인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등과 함께 지난달 27일 서울 한남동에 개인자산관리 복합점포 ‘신한PWM한남동센터’를 개점했다. ‘신한PWM’이라는 브랜드가 바로 신한금융그룹 복합점포를 뜻하는데 현재 전국에서 28곳이 운영 중이다. 이들은 특히 금융자산 3억원이상의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서비스 사업을 계속 확장시킬 것이라는 계획이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DGB금융그룹 산하의 대구은행과 복합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구 경북 지역의 우수 고객 기반을 활용한 영업망 확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복합점포 확대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자들과 증권사 직원 모두 온라인으로 업무를 보게 되면서 점점 남아있는 오프라인 점포들은 대형화‧고급화를 지향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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