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0대 스마트기업 중 한국 '0'
국내 한계기업 비중, 8%→14%
   
▲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사진=대한상공회의소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우리 산업 생태계의 역동성 저하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세계 50대 스마트 기업(MIT 발표) 중 한국기업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반면, 한계기업 비중은 2010년 8%에서 지난해 14%까지 올라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30일 신년사를 통해 "해외 연구소 발표(피터슨硏)를 보면 10억달러 이상의 자산가 중 자수성가 기업인 비중은 우리가 26%에 그쳐, 미국(71%)·중국(98%)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대외여건의 악화일로 속에서도 국민소득 3만달러와 무역 1조달러를 지켜냈고, 국가신용도·고용 등에 있어 의미있는 거시지표를 얻은 것은 다행스럽다"면서도 "민간 부문의 활력이 크게 낮아지면서 기업들의 어려움이 컸으며, 사회에 대립과 갈등이 일상화되면서 구조적 현안들을 치유하는 데에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산업의 주도권과 국가의 흥망은 '누가 더 기업을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제·사회 전반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바꿔 우리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겨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기득권 보호 장벽이 견고하고, 신산업에 대해서는 리스크를 원천 봉쇄하는 법과 제도가 설계된 것이 신진대사 저해의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며 "'기업 생태계의 유리천장'부터 걷어내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기회는 우선적으로 수용하는 기조로 법을 바꾸고, 법이 어렵다면 시행령과 시행규칙 수준에서라도 일을 벌일 수 있도록 대대적인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기업생태계의 메기'이자 '다음세대 창업주'인 벤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우리 벤처기업들에게도 실리콘밸리와 같은 성공 스토리들이 많이 쏟아져 나오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는 "이들이 새로운 기회에 올라타 자수성가형 기업이 늘어나면 경제·기업·사회 전반을 다루는 룰이 속도감 있게 변화, 다시금 혁신과 투자가 촉발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회장은 정부와 국회를 향한 '소신 발언'도 빼놓지 않았다. '정치권이 대립과 대결에서 벗어나 대승적 화합과 협치에 나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경제 현안들을 국가 아젠다의 전면에 두고 추진해달라',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부합하는 선진 경제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특히 "신산업과 경제활력 관련 입법 과제들이 상당 기간 지연 중에 있으며, 1월 중에라도 임시회를 열어 조속히 통과시켜달라"면서 "올해 본격 시행되는 주52시간제 확대 등 기업경영에 큰 변화를 야기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융통성과 예측가능성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운영됐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도 '능동적 변신'에 힘쓸 것"이라면서 "국민정서에 부합하려는 자정 노력에 솔선해서 주위의 어려움을 살피고, 한국 경제의 포용성 제고에도 기여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민과 회원사 임직원 여러분들께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길 기원하며, 새해에는 한국 경제에 희망의 뉴스가 많이 울려 퍼지길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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