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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결론 회피…계속되는 헌재 발(發) 국가위기
27일 "심판 청구 각하(却下)"는 어물쩡 미봉책
8년 전엔 반일정서에 굴복…그게 오늘 위기 근원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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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9-12-31 10: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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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석 언론인
"2015년 위안부 합의는 정치적 합의로, (때문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법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지난 27일 헌재는 한일위안부 합의는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민변과, 위안부 할머니 유족이 "위안부 합의가 위헌임을 확인해달라"고 헌법소원을 낸 지 3년 9개월여만의 늦깎이 결정이 그렇게 미적지근하고 모호하기 짝이 없다.

헌재의 이번 각하(却下) 결정이 구체적으로 무얼 뜻할까? 그리고 한일관계 앞날엔 어떤 파장을 낳을 것인가? 이 칼럼은 심판 청구 각하가 왜 어물쩡 미봉책에 불과한지, 그게 끝내 헌재 발(發) 국가위기를 낳고 한일관계를 어렵게 할 지에 대한 전망을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했다.

-각하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설명해 달라.
"각하는 소송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니 본안(本案) 자체에 대한 심판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즉 헌재는 꾀를 낸 것이다.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한 것이 위헌이라고 판결해 문재인 정부와 좌파를 만족시키는 것을 경계한 것은 일단 좋다. 단 '위헌이 아니다'라고 결정했을 경우 또 다른 반발이 두려우니 헌재가 몸을 사린 것이다."

-그것도 전원일치 각하인데, 그건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때도 헌재가 취했던 행동 패턴이 아닌가?
"맞다. 지극히 정치적 결정을 하고 만 셈이다. 막상 그렇게 갖다 붙인 이유가 초라하다. 위안부 합의는 한일 양국의 정치적 합의에 불과하니까 헌재는 끼어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약 체결을 했다면 위헌 여부를 따져보겠지만, 단순한 외교적 합의이기 때문에 굳이 판단하지 않겠다는 식이다."

-어찌 보면 솔로몬의 지혜가 아닐까?
"그렇게 볼 수도 있다. 위헌이라고 결정한 것보다는 일단 나아 보인다. 그렇게 하면 당장 한일관계가 나빠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문제는 2015년 위안부 합의가 조약 형태는 아니지만 그것도 엄연히 '국가 약속'이란 점이다. 문명사회의 기초는 약속을 지키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헌재는 '나 몰라라'하면서 책임있는 결정을 회피한 것이라서 정말 문제는 문제다."

-그래도 헌재의 결정을 지켜보던 일본은 한숨을 돌렸다고 하던데….
"일본 언론은 헌재 판결 직후 속보를 내보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 판결로 1년 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이어 최악의 한일 관계가 찾아올까를 걱정했던 것이다. 단 헌재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시한폭탄을 시렁 위에 올려놓은 꼴임을 우려하고 있다. 핵심을 찌른 것은 니혼게이자이신문인데, 헌재는 한일 합의의 법적 구속력도 부정하고 있어 양국 사이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제대로 보도했다."

-그게 무슨 뜻인가?
"아까 지적대로 엄연히 국가적 합의인 2015년 위안부 합의 같은 걸 조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모두 부정하고 외면한다면 앞으로 한국이 더욱 더 무책임한 행위를 멋대로 할까봐 두렵다는 게 일본의 속내 아니겠느냐?"

   
▲ 지난 27일 헌재는 한일위안부 합의는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민변과, 위안부 할머니 유족이 "위안부 합의가 위헌임을 확인해달라"고 헌법소원을 낸 지 3년 9개월여만의 늦깎이 결정이 그렇게 미적지근하고 모호하기 짝이 없다. /사진=연합뉴스

-이제야 헌재 판결이 몸을 사렸다는 지적이 이해된다.
"당연하다. 그런 지적을 하는 것은 헌재의 이번 판결이 8년 전 헌재 결정을 스스로 뒤집었기 때문이다. 헌재는 2011년 '국가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그때는 뭐고, 지금은 뭐냐? 한 입으로 두 말한 경우다. 어쨌든 당시 헌재의 결정이 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명령한 꼴이어서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급하게 만들어냈다. 그러다가 이번엔 반발이 클까 두려워 '가부를 판단하지 않겠다'니…."

-합헌이든, 위헌이든 판단을 내놓는 게 올바르다는 뜻인가?
"당연한 게 아니냐? 그게 대법원과 함께 최고 사법기관인 헌재의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닐까? 사실 헌재의 결정 하루 전 법원은 같은 사안에 대해 또 다른 판단을 내놓았다. 서울고법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국가에 낸 손배소에서 위안부 합의가 피해자 중심주의에 반해 정신적 고통을 줬다고 판시했다. 사법부 내에서도 목소리가 엇갈리니 국민은 더욱 혼란스럽다."

-그럼 최종 결론은 대법원이 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인가?
"당연한 거 아니냐? 그래서 이번 헌재 판결은 대법원에 책임을 떠넘긴 꼼수 판결에 해당하며, 헌법적 가치의 중요성을 스스로 무시한 경우다."

-그럼 당신 같으면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나 같으면 합헌 결정을 바로 때렸을 것이다.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합의를 한 것은 고도의 정치외교적 사안에 해당하며 한국인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최고지도자의 통치행위에 속하기 때문에 사법부가 위헌 여부를 쉽사리 판단할 수 없다고 분명히 선언하는 것이다. 그래야 한일관계에 평화가 온다. 또 민변과, 위안부 할머니 유족 등이 '위안부 합의 발표가 위헌임을 확인해달라'고 헌법소원을 내는 등 지속되는 난동을 제지할 수 있다."

-좀 과격한 시각이라서 쉬 동의하기 어렵다.
"시야를 넓게 보라. 1년 전 대법원이 강제징용 개인 배상 판결을 내린 것은 한일관계에 최대 악재였다. 이후 반일 감정의 쓰나미가 커졌음을 왜 외면하는가? 이 나라 사법부 권위를 상징하는 대법원이 국제외교를 보는 전략적 안목이 그토록 없으니 최악의 판결을 덜컥 내리고, 행정부와 언론은 거기에 부화뇌동하기에 여념 없지 않느냐?"

-이 칼럼에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나?
"결국 1년 전 대법원 판결과 이번 헌재의 꼼수 판결은 엄연히 사법부 발(發) 국가위기를 말해준다. 헌재, 정신을 차리길 바란다. 헌재는 대법원 다음의 헌법기관이 아니냐? 서열상 그렇다는 뜻이고, 헌법 가치를 수호한다는 의미에선 최상의 헌법기관이다. 그런 헌재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놀고 있고 또한 무책임한가를 재확인시켜준 게 이번 결정이다. 사법부 발 국가위기를 어떻게 극복할까를 법조계가 강도 높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지금이다." /조우석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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