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월영 마린애시앙' 3894가구·'인천검단 신안인스빌 어반퍼스트' 298가구 미달
전국 미분양 수 감소…준공 후 미분양 '악성 미분양' 증가 추세 장기 침체화 우려
   
▲ 자료=금융결제원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정부가 기습적으로 12·16부동산 대책을 꺼내면서 12월 분양시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부자들과 척을 진 정부는 세금·대출·청약 등을 총 망라한 대책으로 시장 전체를 잠재우고자 했다. 하지만 대책 이후 분양만하면 경쟁률이 수백대 1, 수천대 1을 기록하는 등 청약시장의 역효과만 초래해 전례없는 시장의 모습이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달 6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발표한 이후 또 한 번의 12·16주택시장 안정화 방안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대책으로 인해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서울에 내집 마련이 더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시작했고, 이에 너나 할 것 없이 분양 단지마다 망설이지 않고 청약통장을 꺼내들었다. 

전문가들은 규제가 한층 더 세분화되고 복잡해진만큼,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시장에 뛰어들면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30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37개 단지가 분양했고, 31만9785명이 청양 접수에 나섰다. 

막바지 분양 물량을 털기위해 분양단지는 지난달(28개 단지)에 비해 증가했고, 청약 열기도 더 과열된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서울에 집중적으로 청약 통장이 쏠려 지방의 분양단지의 경우 역대급 미달 사태를 빚기도 했다. 

단지별로 살펴보면, 우선 12월 청약접수 건수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이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컨소시엄을 맺어 수원시 팔달6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한 이 단지는 청약 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했음에도, 7만4519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78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수원에서 지난 2009년 '래미안광교'가 기록했던 역대 최고 청약자수(3만3600명)를 두 배 이상 넘겨 새롭게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전문가들은 팔달구가 청약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지만 비청약과열지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청약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어 2위를 기록한 단지는 HDC현대산업개발과 SK건설이 광주광역시 동구 계림2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을 통해 공급한 '광주 계림아이파크 SK뷰'다. 해당 단지는 683가구 모집에 4만6370명이 접수해 1순위 마감에 성공하며 평균 경쟁률 67대 1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광주 계림 아이파크 SK뷰가 성공적으로 청약을 마감할 수 있었던 데에는 비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한 만큼 전매가 6개월 밖에 안되고, 게다가 광주시 내에서 선호도 높은 브랜드 아이파크와 SK뷰의 합작으로 더 큰 기대를 모았던 점이 꼽혔다.

3위에는 호반건설이 서울에서 분양한 '위례신도시 호반써밋 송파1·2'가 차지했다. 해당 단지는 서울 송파권에 마지막으로 분양하는 민간분양 아파트로, 평균 경쟁률 25대 1을 기록하며 전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두 단지를 더해 청약자는 3만4824명이 몰렸다. 특히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받는 공공택지 단지여서 3.3㎡당 평균 분양가가 1단지 2205만원·2단지 2268만원으로, 비교적 분양가가 저렴했던 영향이 크다.

정부의 규제로 분양가가 저렴했음에도, 해당 단지의 모든 주택형이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불가했다. 또 지난 16일 발표된 12·16대책에 따라 입주 시점의 시세가도 15억원이상 넘을 것으로 보여 현금부자들의 잔치였다.

4, 5위에는 포스코건설이 서울에서 공급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 현대건설이 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대구역'이 각각 차지했다. 4위를 차지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의 경우 187가구에 2만136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14대 1을 기록하며 12월 공급한 단지 중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분양하기 전부터 '로또분양'이라는 수식어를 얻어, 3.3㎡당 2149만원정도로 책정돼 당첨 즉시 4억원 가량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었다. 

이어 5위를 기록한 '힐스테이트 대구역'은 531가구 모집에 총 1만4004건이 청약 접수돼 평균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해당 단지가 들어서는 대구 중구 일대에선 최근 재건축, 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재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곳만 10여 곳에 달한다. 또 대구역을 도보로 3분안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이 매력을 느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같이 상위권을 차지한 단지들에 비해 일부 지역에서는 역대급 미분양 사태를 맞이해 지역 시장 전체가 흔들니는 경우도 있었다. 부영주택이 경남 일대에서 분양한 '창원 월영 마린애시앙'의 경우 4282가구 모집에 390명 밖에 접수하지 않아 3894가구가 미달됐다. 부영은 해당 단지를 후분양으로 돌리면서 최초 분양가 보다 100만원 낮추고, 옵션들도 무상으로 제공했지만 10%에도 못 미치는 소진율을 보여 창원 부동산 전체가 어두워진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창원의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침체돼 있다는 반증"이라며 "이같이 대량으로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도권과 광역시에서도 미분양 단지는 적지 않았다. '인천검단 신안인스빌 어반퍼스트'의 경우 908가구나 미달돼 검단신도시도 역시 미분양의 늪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인천 유림노르웨이숲 에듀오션' 역시 298가구나 주인을 찾지 못해 인천 전체 부동산 시장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국적으로 미분양은 감소추세로 가고 있지만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되레 늘어나고 있어 우려가 깊다"며 "특히 지역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어 추가 대책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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