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나흘째 진행하면서 신년사 발표에 앞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제7기 5차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보도하고, 전날 열린 5차 전원회의 3일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혁명의 최후승리를 위해 위대한 우리인민을 잘 살게 하기 위해 우리 당은 또다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을 결심하였다고 하시며,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포부와 리상을 실현하기 위한 승리의 진격로를 힘차게 열어나갈 것을 호소하시면서 보고를 끝마치시였다”고 밝혔다.

신문은 이어 “전체 참가자들은 우리 식 사회주의의 새로운 전진 활로를 열기 위한 정확한 설계도를 펼쳐주신 위원장동지의 보고에 전폭적인 지지를 표시하였다”고 전했다.

북한이 전원회의를 수일째 진행하는 것은 김일성 시절 이후 처음이다. 1973년도 9월 제5기 7차 전원회의 때 4일부터 17일까지 최장 14일간 진행했고, 1990년도 1월 제6기 17차 전원회의는 5일부터 9일까지 5일간 진행했다. 김정일 시절에는 2010년 9월28일 제6기 22차 전원회의가 딱 한번 열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953년 8월 6.25전쟁 직후, 1962년 12월 중‧소 분쟁 직전, 1990년 공산권 붕괴 지점 등 국내외 정세가 복잡하고 어려운 시기에 5일간 개최한 사례가 있다”며 “이번 회의도 이미 4일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려운 국내외 정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1일차 회의는 의정 상정과 국정보고, 2일차 회의는 정세분석 및 과업 제시, 3일차 회의는 해결 방향 및 해법 제시가 주요 내용이었고, 4일차 회의에서는 토론 및 결정서 채택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라며 “현 시점에서 결정서를 중심으로 신년사를 할 것인지, 중대연설로 신년사를 대체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3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차 회의가 12월30일에 계속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에 실린 전원회의에서 보고하는 김정은 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의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을 결심했다’는 대목에 대해 “대북제재가 장기화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에 기초해 향후 상당 기간 자력, 자강에 집중할 것임을 짐작케 한다”며 “대미, 대남 관계 개선 등에 대한 기대를 접고, 주체적 힘, 내적 동력으로 새로운 국가건설을 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런 맥락에서 보면 미국의 협상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단기간 내 비핵화 협상의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난 3일간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이 ‘당 중앙위의 사업 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했다’고 전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보고 내용을 보면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 조치’를 빼고는 대부분이 신년사 내용과 겹친다”고 평가했다.

노동신문이 나흘동안 전원회의를 보도한 내용은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경제정책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은 언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내년은 김정은 위원장이 2016년 내세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끝나는 해이지만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이는 핵실험에 다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겹치고 제재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사실상 내세울 만한 성과가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교수는 “노동신문에 실린 내용들만 봤을 때 새로운 경제정책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며 “대부분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정책들을 재강조하는 차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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