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전략연 “대미 위협 고조 전략 채택"…북중러 연대 강조‧남북관계 언급 ‘0’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일 발표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와 관련해 사실상 병진노선 회귀와 대미 위협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채택한 것이라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원은 이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 특징 분석’ 자료를 내고 북한이 대내적으로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전략무기 개발 지속을 통한 경제-혁 병진노선으로 회귀했다며 병진노선 회귀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것은 2년만에 전략노선을 재수정하는데 대한 정치적 부담감 및 대외적 파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1일 전원회의 최종 결과를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이 “우리의 외부환경이 병진의 길을 걸을 때에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기 위한 투쟁을 벌리고 있는 지금이나 전혀 달라진것이 없다”며 “여전히 적대적 행위와 핵위협 공갈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는 가시적 경제성과와 복락만을 보고 미래의 안전을 포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 개발을 중단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략연은 북미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에 대해 위협을 고조시키는 전략을 채택하면서도 북미협상의 실마리를 남겼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조미대화를 불순한 목적 실현에 악용하는 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조미관계의 결산을 주저하면 할수록 예측할 수없이 강대해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게 되어있으며, 더욱더 막다른 처지에 빠져들게 되어있다”고 주장했다.

   
▲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이에 대해 전략연은 북한이 미국에 대해 강압 전략 채택하고, 특히 ‘새로운 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완곡하게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지난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핵‧미사일 모라토리움과 북미 센토사 합의문 파기 가능성을 위협한 것이다.

반면, 김 위원장이 “정면돌파를 위한 정치외교, 군사적 대응에서 외교전선 강화”를 언급한 것으로 볼 때 북중‧북러 관계 등 우방과의 연대 강화전략을 지속할 것을 예고했고, 이는 미국에 대한 북한의 전략적 도발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전략연은 향후 미국의 입장 변화에 따라 전략도발 및 대미협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것으로 평가되지만 비핵화 협상보다는 핵군축 협상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향후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 전략연은 국문에는 상향 조정으로 돼있으나 영문에는 ‘적절히 조정’(properly coordinate)로 표기돼 있고, 북한이 향후 몸갑을 올린 상황에서 대미협상을 비핵화보다는 핵군축 패러다임으로 가져가려는 의도로 판단했다.  

한편, 전략연은 북한이 이번에 경제관리에 대한 당‧국가의 개입을 확대하고, 이에 따라 개혁정책 후퇴를 시사한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이 경제 부문을 “내각 사업이자 당 중앙위원회 사업”이라고 규정한 것에 주목, 경제관리에 대한 당의 개입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전원회의에서 당 지도기관을 대폭 교체한 것에 대해 북한이 정면돌파전 수행을 위한 인사‧조직 개편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에 부위원장으로 선거된 리일환은 선전선동, 리병철은 군수, 김형준은 국제부, 김덕훈은 경제 분야를 밑이 당 전문부서가 대폭 개편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번에 복원된 당 군사부에 최부일 군사부장, 리영길 제1부부장이 보임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박정천 총참모장보다 김정관 무력상이 먼저 호명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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