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 전 회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을 취하하고 등기이사직에서도 곧 사퇴함에 따라 KB금융사태는  마무리 국면이다.

이제는  회장 선출 절차의 윤곽이 잡히면서 차기 회장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 금융 내외에 유력한 인물들이 떠오르고 있자만 KB사태가 '낙하산 인사'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내부 인사에게 유리한 상황이라는 전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전 회장은 지난 16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서울 행정법원에 제기한 직무정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소송을 이날자로 취하키로 했다. 이와 함께 KB금융지주 등기 이사직에서도 사퇴키로 했다.

임 전회장의 소송은 금융위가 지난 12일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 문제와 관련해 임 회장에서 직무정지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리면서 시작됐다. 이에 임 회장은 즉각 반발하며 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이날짜로 취소 하면서 마무리됐다.

임 전회장의 결단에 우선 KB금융그룹이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 자칫 전면적인 소송전으로 번질 수 있던 상황이 해결 국면으로 급속히 전환됐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가처분 소송을 받아들였다면 KB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빠질 수 있었다.

   
▲ 사진출처=뉴시스

또 KB금융그룹과 금융당국간의 갈등도 해소될 전망이다.

임 전회장의 사퇴 거부 후 금융감독원은 KB금융그룹 전 계열사에 감독관을 파견, 임 전회장의 영향력을 완전히 차단하는데 주력했었다. KB금융 그룹은 일종의 계엄령과 같았던 상황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일부에서는 임 전 회장이 금융당국 상대의 소송을 취하하고 등기이사직마저 사퇴한 만큼 금융당국도 검찰에 고발 조치를 철회하며 화답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사태가 일단락 됨에 따라 금융권의 관심은 이제 차기 회장이 누가 되느냐에 쏠리고 있다.

KB금융은 회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26일 회의를 열어 회장 선출 과정과 관련한 후보군 구성 및 압축방법, 자격기준 등을 결정했다.

차기 회장은 향후 일정에 따라 이달 말 회장 후보자를 확정하고 오는 11월 2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출된다.

구체적인 선임절차 방안이 수립되면서 차기회장 선출에 탄력이 붙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수장자리의 공석으로 인해 장기적인 경영전략 수립 및 경영추진에 발목이 잡혔던 KB금융은 경영정상화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는 KB금융 내부 출신으로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과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김기홍 전 부행장, 윤웅원 현 KB금융 부사장, 남경우 전 국민은행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부 출신으로는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회자되고 있다.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인물들은 주로 외부 출신으로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회자되고 있다. 특히 이 이사장과 조 전 은행장은 현재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도 물망에 올라와 있어 KB금융의 차기 회장에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종휘 이사장은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서 시작해 우리은행장까지 역임한 정통 은행맨으로, LG카드 사태 수습을 총괄 지휘하면서 위기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조준희 전 행장은 기업은행 사상 최초 공채 출신 은행장으로 높은 친화력과 강한 추진력을 바탕으로 기업은행의 영업력을 크게 신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 출신으로는 현직에 있는 KB금융 회장 직무대행 윤웅원 부사장과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인 박지우 부행장이 지목되고 있다. 이들은 KB의 비상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