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영여건 악화 전망에 위기의식…‘생존’ 위한 전략 제시
[미디어펜=이동은 기자] 국내 주요 금융그룹 수장들은 2020년대를 시작하는 경자년(庚子)의 경영전략으로 ‘고객중심·디지털·혁신’을 제시했다. 

올해 경영여건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다. 이에 금융권은 잃어버린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고 디지털 전환과 남들보다 빠른 혁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제공=각 사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금융환경이 더 악화될 것이라 전망하고 이에 대한 경영전략으로 ‘고객중심·디지털·혁신’을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일류신한을 위한 ‘금융삼도’로 ‘신뢰·개방성·혁신’을 제시했다.

조 회장은 “일류신한을 위한 첫 번째 길은 신뢰”라며 “신뢰를 얻기 위해 보이스피싱 제로, 고객중심 신 평가제도, 고객 투자자산 모니터링 강화 등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에 대해선 “신한이 추구하는 일류 금융이란 혁신을 꽃피우는 토대가 되는 것”이라며 “트리플-K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제2의 혁신금융 빅뱅’을 이끌자”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국제금융 시장의 불안이 계속되고 국내 경제의 위기상황도 심화되고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시장을 선도하는 리더가 되자”고 말했다.

윤 회장은 경영전략으로 ‘고객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제시하며 “디지털 혁신은 ‘고객중심’의 사고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

그는 “채널 다변화와 디지털마케팅 확대를 통해 고객 접점을 더욱 강화하겠다”며 “채널간 연계 강화를 통해 끊임없는(Seamless) 서비스를 제공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분석을 통해 초개인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는 한편 저성장·저금리·저물가의 3저 현상이 지속되며 국내외 경기도 동반 침체하고 있다”며 오픈뱅킹 시행에 따른 금융사간 경쟁 격화,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 등의 위기도 언급했다.

손 회장은 올해 경영목표를 ‘고객신뢰와 혁신으로 1등 종합금융그룹 달성’으로 선언하고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해 “고객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우리금융그룹의 지상 과제”라 강조했다.

이어 “고객은 금융회사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자 제1의 자산이다”며 “조직 및 직원 평가에서도 항상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모든 임직원들이 고객의 입장을 먼저 생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가치관의 변화, 기술의 발달 등 과거의 10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미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새로운 변화, 리셋(Reset)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사업모델과 프로세스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며 그 방법으로 ‘디지털 혁신’을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금융혁신을 선도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혁신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국가 혁신성장에도 기여해야 한다”며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클라우드 등 디지털 기술과 협업을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금까지 어느 한 해 경영여건이 좋았을 리 없었겠지만 올해는 특히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며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디지털 전환은 새로운 성장의 돌파구를 찾을 기회인 동시에 생존전략이다”며 미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금융회사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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